이 연구는 한국의 음식배달 플랫폼 노동자의 사례를 통해 디지털 경제의 발전이 일터와 노동의 성격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탐구하고,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노동통제 기술을 통해 가상성과 물질성이 결합한 혼종적 작업장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장연구 및 심층인터뷰를 통해 혼종적 작업장의 주요 성격과 이러한 작업장에서 이루어지는 노동의 특성에 대해 물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혼종적 작업장의 디지털 인프라인 배달 플랫폼의 앱을 분석해 배달앱이 만드는 시공간의 특성을 분석했다. 소비자 만족을 위한 빠른배달이라는 시간성이 배달앱의 공간을 지배하는 가운데 배달앱은 공간을 추상화, 상품화하고 있었다. 또한 배달노동의 사례를 통해 혼종적 작업장에서 노동자들은 알고리즘에 대항하는 자신만의 데이터를 생산하고, 전자화된 정보와 노동이 이루어지는 물질적·사회적 맥락에 통합하고, 데이터 노동의 주체로서 기술과 역량을 발휘한다는 점을 밝혔다. 특히 노동자들이 기업의 일방적 통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기업에 포섭되지 않는 노동자의 데이터를 생산해낸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보다 다양한 관점의 데이터가 가시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