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은 ‘저급하고 배우지 못한’ 사회적·경제적 하위계층 집단의 언어로 흔히 인식되어 왔다. 특히 청소년기 욕설 사용은 교정과 계도의 대상이자 교육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탈적 행태로 간주된 경향이 있다. 본 연구는 한국의 청소년층에서 광범위하게 관찰되는 욕설 사용이 하위계층 집단에 귀속되는 문화인지 아니면 성장기를 거치며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또래문화인지 질문한다. 이를 위해 청소년들의 욕설에 대한 이해와 사용 맥락, 그리고 실천이 사회경제적 여건(가족배경, 거주지역), 연령, 젠더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혹은 다르지 않게 나타나는지 분석하였다. 전국 중·고등학생을 포괄하는 청소년 욕설실태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크게 네 가지 주요한 양상이 나타났다. 첫째, 청소년들의 욕설 사용 시작 시기나 이해, 맥락, 사용 빈도에서 부모 학력과 직업으로 측정된 가족의 사회경제적 계층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는 드러나지 않았다. 둘째, 서울 및 수도권 지역 거주 청소년들과 비교해 지방 소도시 및 도서 지역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은 욕설적 표현에 대한 용인 정도나 욕설 빈도에서 모두 낮은 양상을 보였다. 셋째, 연령이 높아지면서 성인기에 가까워질수록 욕설을 덜 사용하며 선별적 맥락에서만 사용하는 경향이 발견되었다. 넷째, 남성보다 여성 청소년들이 욕설 사용 빈도나 용인도 등이 모두 낮았으며 지역과 연령에 따른 차이 역시 젠더 간 다르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한국 청소년들의 욕설이 계층화된 그리고 교정되어야 할 언어라기보다 청소년들이 전반적으로 공유하고 성인기를 향한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또래문화임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