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컴퓨터 정보처리방식을 이용하여 조선시대 계회시 데이터를 추출하여 그 의미값을 분석하는 작업을 소개한 것이다. 먼저 한국고전종합 데이터베이스에서 계회시 데이터를 선별하여 목록화하고, 이를 계회의 성격에 따라 유형을 분류하였다. 이렇게 선별한 계회시 중 양사 계회시 유형을 대상으로, 그 텍스트를 N-gram 단위 코퍼스로 분절하여 그 빈도수를 산출하였다. 그 통계값을 바탕으로 연관된 의미들을 해석하여 양사 계회시 속 사헌부와 사간원의 상징의미를 파악하였다.
조선시대 양사 계회시 속 사헌부는 상대(霜臺, 10회), 전중(殿中, 10회), 오대(烏臺, 9회)로 지칭된다. 또한 총마(驄馬, 12회), 철면(鐵面, 6회), 해치(豸, 8회) 등과 같이 사헌부와 관련된 사물을 끌어와 사헌부의 권위와 위엄을 나타낸다. 사헌부가 감찰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그들이 가져야 할 올곧음과 엄정함을 상(霜, 41회)․풍상(風霜, 12회), 철(鐵, 18회)․철석(鐵石, 7회)과 같은 비유로 강조한다. 사간원은 미원(薇垣, 14회), 자미(紫薇, 8회)로 일컬어진다. 이는 당(唐)나라 때 중서성(中書省)에 자미, 즉 백일홍 나무를 심은 것에서 연유하는데 미(薇, 21회), 원(垣, 14회), 자(紫, 11회)는 그 자체로 사간원을 지칭하는 어휘로 반복된다. 또한 사간원은 왕에게 간언과 논박을 담당하는 역할이었으므로 충(忠, 9회)을 강조하면서, 태평시절에 대한 풍류와 흥취[春, 6회․春風, 3회]를 드러낸다. 이는 사간원 자체의 특징이면서 왕에게 감계할 것이 없는 좋은 시절이라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N-gram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양사 계회시 제화시에 함축된 사헌부와 사간원의 상징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