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장정일의 시 「길안에서의 택시잡기」에 드러난 정동적 시간성을 탐사하고 텍스트의 여러 층위에서 작동하는 알레고리 운동을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길안에서의 택시잡기」에 나타난 ‘배회하는 모빌리티’는 정동적 시간성으로 전환해 설명할 수 있다. 행위 속에서 일어나는 힘으로서의 정동은 텍스트에 재현된 등장인물만이 아니라 시쓰기의 차원과 시읽기의 차원에 동시에 흐르고 있다. 또한 정동적 시간성을 수사학적 차원으로 환원했을 때 우리는 알레고리의 운동을 읽어낼 수 있다. ‘연속된 은유’로서의 알레고리는 장소착오 혹은 언어오용의 모빌리티 과정이기도 한 시쓰기 과정에서 끊임없이 작동함으로써, 이동 혹은 은유의 합리성이 가상임을 폭로한다. 고정된 의미로 환원해 시를 읽는 것을 시종일관 방해하는 알레고리적 시쓰기는 장정일 초기 시의 수사학적 특징이며 정치성이다. 이 연구는 모빌리티-정동-알레고리를 연결하여 행위자들의 어셈블리지에 주목함으로써, 텍스트에 재현된 모빌리티나 텍스트에 재현된 어펙트 혹은 텍스트에 재현된 알레고리를 발견해내는 데에 의의를 두는 차원의 연구를 넘어 텍스트 읽기라는 행위의 의미를 확장한다는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