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은 2020년에 학봉(鶴峯) 이명준(李明埈) 선생이 평생 동안 수집했던 장서(藏書)를 기탁 받았다. 이명준 선생은 전주(全州) 이씨(李氏) 선성군(宣城君) 가문의 16대 손으로서, 선성군 대종회의 10-11대 회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이러한 이력으로 그가 수집했던 자료는 선성군 가문과 관련된 직간접적인 자료, 특히 노저(鷺渚) 이양원(李陽元), 이능화(李能和) 선생 관련 자료, 조선 왕실(王室) 관련 자료, 조선사(朝鮮史)와 관련된 것들이 많다. 그리고 근대문헌의 경우, 문학사나 출판사(出版史)에서 중요한 근대 문학서적, 근대 교과서, 근대 잡지, 근대 종교 서적 등을 수집하였다. 이러한 기탁 자료의 총량은 4,896종 9,283책(점)이다.
이 글은 이 중에서 고문헌과 근대문헌인 3,443종 7,628책의 전반적인 특징과 의미 등을 살펴본 것이다. 고문헌은 사부분류법(四部分類法)으로 구분할 때, 사부(史部), 자부(子部), 집부(集部), 경부(經部), 기타(其他, 총서 포함) 순서이다. 고문헌 중에는 초조본(初雕本) 『대반야바라밀다경(大般若波羅密多經)』과 같은 희귀본이 포함되어 있다. 근대문헌은 1,214종 1,462책인데, 시기적으로 근대시기에 출간된 문헌에서부터 90년대까지 간행된 단행본 등으로 다양하며, 이중에는 김소월의 『진달래꽃』, 근대잡지 『백조』와 같은 근대문학 희귀본 자료가 다수 존재한다.
학봉 이명준 선생의 기탁 자료는 학봉 선생이 인사동을 비롯한 전국의 고서점을 찾아다니며 구입한 것인데, 각 자료에는 수집에 관한 이력을 자세히 기록해 놓았다. 이 기록은 문헌학 연구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학봉 이명준 선생의 기탁본은 희귀본이 많다. 차후에 한국학 관련 분야 연구의 기초 자료로서 다양하게 활용될 것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