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초 베트남영화 〈누의 가족〉이 베트남 흥행 신기록을 쓰는데, 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 영화가 한국과 베트남이 합작한 영화라는 점 때문이다. 한국과 베트남의 영화 합작은 로케이션, 리메이크, 현지의 인력, 소재, 주제로 점차적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 영화계의 협력은 초기 소극적인 공동제작에서 한국영화인과 IP가 진출하는 시기를 거쳐 완전한 현지화 단계에까지 이르는 궤적을 그리고 있다. 이는 한류 4.0 신한류시대에 한국문화가 타국과 공동번영하는 길을 모색하며 문화다양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본고는 한국과 베트남의 영화 합작이 시기적으로 어떻게 변화하며 현재에 이르렀는지 살펴본다. 또한 2010년대에 들어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베트남의 한국영화 리메이크 제작 사례 중 〈내가 니 할매다〉, 〈고고 시스터즈〉, 그리고 현지 로컬영화 제작 형태로 이루어진〈누의 가족〉을 분석하며 한베 영화 합작이 가지는 사회문화적 의의를 탐색한다. K콘텐츠가 아시아 콘텐츠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한국인은 문화콘텐츠 제작에 보다 책임의식을 가지고 임해야 할 때이다. 주변부에서 어느새 중심부로 진입한 한국영화가 새로운 차원으로 올라서고 있으므로 이에 성숙하게 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