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고대사 분야의 2021~2022년 연구 성과를 살펴보면, 다양한 문화와 공동체가 시·공간적 경계를 넘나들며 직·간접적인 교류를 통해 상호영향을 주고받은 과정과 그로 인한 변화의 양상, 그 원인과 결과를 다각적으로 조명하는 시도들이 눈에 띈다. 또한 최근 학제 간 연구나 융합적 주제에 대한 관심이 점증하면서 고고학이나 고전문헌학, 종교학과 같은 인접학문의 연구를 적극적으로 소화하여 서양고대사 논의에 비판적으로 적용하려는 경향도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필자는 2021~2022년 서양고대사 연구의 주된 특징을 경계의 넘나듦을 통한 ‘지평의 확장’이라는 부제로 표현해보았다. 코로나 시대의 경험이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연구 주제와 결실은 훨씬 풍성해진 것으로 보인다. 전염병이 고대 사회에 끼친 영향이 한층 더 다각적으로 검토되었는데, 치유와 종교의 연관성, 재난에 대처하는 공적 권력과 리더십, 전쟁이나 역병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방식과 같은 주제들이 특히 주목을 받았다. 이번 회기에 전공연구자들은 다양한 독자층을 위한 학술서, 입문서, 교양서, 번역서를 출간하여 서양고대사에 대한 관심을 증진하고, 연구 성과를 확산하고, 소통의 지평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이 미래세대의 학문연구에 대한 적극적 관심으로도 이어지기를 바란다. 또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서양고대사 학계의 역량을 증진시키는 데에 필요한 공동의 주제와 협업의 기회를 마련하여 꾸준히 성과를 축적해야할 것이다. 이를 위해 서양고대사와 서양고전학, 서양사 등 관련 분야의 학회들 간에 학문적 연대가 필요할 것이며, 이를 위한 진지하고 적극적인 논의의 장이 자주 열리기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