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2021∼2022년 두 해 동안 발표된 서양 중세사학계의 연구 동향과 성과를 분석하고 향후 변화와 발전을 전망하려고 한다. 본 논문은 2021∼2022년 연구업적의 경향성과 특징을 고려하고, 주제별 논평을 하려고 한다. 이번 회기에 예외적으로 눈에 띄는 현상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신진 연구자의 등장이고, 두 번째는 이탈리아사와 의료사 분야의 연구업적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탈리아에서 박사 학위를 마친 신진 연구자들이 국내 활동에 참여하면서, 이탈리아 사 연구 성과가 늘어났다. 의료사 분야 논문이 증가한 것은 코로나 19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를 계기로 역사 속에서 인류를 크게 괴롭혔던 질병에 관한 관심이 증가했고, 그 결과 논문 발표와 출간이 늘어났다.
이 논문은 정치와 전쟁, 문화, 사회, 경제와 교류, 종교 등 주제별 논평을 한다. 논평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몇 가지 고무적인 일은 “신진 연구자의 증가”, “의료사와 여성사 등 새로운 주제로의 연구 지평 확대”, “연구 주제의 시대별 국가별 균형 증대” 등이다. 신학, 미술사, 문학사 전공자들이 서양 중세사학회 운영과 활동에 동참하면서 “학문 간의 교류와 통섭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도 환영할 일이다.
한편으로 논문 위주의 연구 경향은 대중과의 소통을 막는 구조적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소통 부재는 서양 중세사를 포함한 역사 전반의 위기의식을 높이는 원인이기도 하다. 또 다른 문제점은 서평과 저서를 소개하는 북 토크 문화의 부재이다. 저서가 출간되더라도 학회 차원의 소개나 토론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논문 위주의 평가로 저서 발행이 드물기에 자연스럽게 이런 서평과 북 토크도 드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서평과 북 토크를 통해 연구자들 간의 학술 논쟁을 활성화하고, 연구 성과를 대중과 공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