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목적은 알렉산드르 2세 시기 이루어진 검열개혁의 배경과 그 준비과정을 고찰하는데 있다. 크림전쟁에서의 패배는 러시아의 현실을 각성하고 미래 진로에 대한 재설정을 촉구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시기 니콜라이 1세에 이어 제위를 계승한 알렉산드르 2세는 아래로부터의 혁명을 예방하고 러시아의 후진성을 극복하기 위해 개혁의 길로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개혁 정책의 영향은 언론출판의 변화와도 연동되었다. 국가 전반에 걸친 개혁은 더 많은 정보를 요구했고 개혁의 대상과 범위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불가피한 것이었다. 이로써 언론출판의 정보 공급과 공론장으로서의 역할은 증대되었다. 반면, 유통되는 정보를 조절하고 통제해야 하는 국가검열은 기존의 법령과 현실의 비합법적 공개 사이에서 동요하였다. 이른바 ‘폭발적 공개’의 시기에 검열은 이전과 같은 억압적 수단을 동원해 정보의 유통을 차단할 수 없었다. 국가권력의 입장에서 검열은 유익한 공개와 유해한 공개를 판별하고, 유해 정보의 유통을 저지하기 위한 방안을 탐색해 나갔다. 이 시기 검열과 연관된 다양한 논의들은 결국 사후 징벌적 검열로의 전환으로 귀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