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초중반 미・소가 핵실험을 본격화하면서 핵전쟁의 위기가 고조되었다. 이러한 현실을 목도하면서 미국작가 리 브래킷은 핵전쟁을 다룬 SF소설 『아득한 내일』(1955)을 출간했다. 이 작품에서 핵전쟁 발발 80년이 지난 미국은 대도시를 금지하는 수정헌법에 의해 사람들이 소규모로 흩어져 사는 세계이다. 또한 핵전쟁은 인간의 교만과 오만을 드러내면서 인간 문명에 대한 부정과 함께 기독교 권위의 회복을 가져왔다. 그래서 핵전쟁 80년 후 미국은 기독교적 원시 공동체의 세계였다. 이 질서에 의문을 품는 사람은 교만한 자이며 핵전쟁의 재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징벌과 처단의 대상이다. 이 소설은 핵전쟁의 악영향으로 구성된 불완전한 현실 속에서도 인간다운 삶을 지향하는 인물을 통해 핵무기・핵전쟁이 없는 세계로의 지향과 인권 보장, 핵에너지에 대한 독자의 숙고를 촉구하는 가치가 있다. 이는 렌이 정체된 삶을 배척했듯이 지적 추구를 본성으로 한 인간이 핵무기가 없는 안전 세계에서 살기 위해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제한하고 감수하며 어떤 성장을 꾀해야 하는지 묻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