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안팎을 기점으로 한국 미술에서는 ‘동시대(컨템포러리, contemporary)’라는 용어가 빈번하게 등장했다. 학계와 현장에서는 지금의 미술을 지칭하기 위해 현대 미술이라는 용어보다는 동시대 미술을 사용하여 ‘지금, 여기’를 더욱 면밀하게 다루는 동향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본 논문은 첫째, ‘동시대’라는 용어가 시간을 의미하는 정의로 한국 미술에서 비평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시점을 살펴보며, 언제부터 한국 미술의 ‘동시대’가 출발했는지 비평가들의 텍스트를 분석하고 이에 대해 비평한다. 동시대 미술이 모던 아트와 어떤 관계성 속에서 지속되고 또 단절되었는지, 동시대 미술의 태동을 시간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둘째, 한국 비평가들의 시각과 글을 통해 우리는 동시대라는 용어가 시간성의 개념에 머물지 않고 점차 공간 개념으로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확장하는 것을 살펴본다. 동시대 미술의 기원을 알려주는 전지구적, 아시아적 문맥과 전지구화, 비엔날레의 확산 등으로 인한 포스트콜로니얼 담론의 확장, 네트워크의 변화, 무엇보다도 한국에 들어선 새로운 제도적 장치와 다양한 전시 담론의 대두를 동시대적 변화의 조건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동시대는 시대착오적이며, 비선형적이고 비역사적인 혼종적 공간이자 관계적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셋째, 현장과 뮤지엄, 큐레토리얼 실천에서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는 사전적 의미를 넘어 비평적 담론으로 자리를 잡아가는데, 동시대성이 글로벌 아트의 대두와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 본 논문은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는 이제 세계 미술사를 재구조화할 수 있는 담론적 위치에서 새로운 의의를 찾아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제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