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 소장에 취임한 레세니히는 연구소 100주년을 맞아 수행한 인터뷰들에서, 연구소의 비판이론이 앞으로 ‘규범적 토대에 근거한 철학적 비판’에서 ‘자본주의사회의 지구적 위기에 대한 사회학적 비판’으로 나아갈 것임을 암시했다. 연구소의 이러한 방향조정에는 자본주의사회의 변화뿐만 아니라, 기존의 비판이론의 대표자들인 하버마스와 호네트의 논의에 대한 이론적 불만도 한 이유를 이루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 글은 연구소의 방향조정에 대한 레세니히의 시사를 배경으로, 하버마스와 호네트의 규범적 비판을 재검토하고, 그들의 비판이론이 자본주의사회에 대해 제한적인 비판을 전개한다는 것을 밝히며, 그들의 비판이론이 이러한 문제를 가지게 된 한 가지 원인을 ‘그들이 따르는 내재적 비판 모델’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논증한다. 또한 이 글은 비내재적 비판의 예로서 물신주의 비판, 즉 초월론적 비판을 소개함으로써, ‘비판의 퇴색을 지니지 않은 비판이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한 가지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러한 논의는 비판이론의 문제의식을 계승하면서도 근본적인 사회비판을 전개하고자 한다면, 비내재적 비판 모델을 적극적으로 분석하고 개발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는 것을 함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