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디지털 전환 등으로 인해 빠르게 변해가는 노사관계 환경 속에서 스타트업 기업들의 집단적 이해대변체로 등장한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정체성 진화과정을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코스포의 설립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내부 정체성과 외부 이미지 사이의 관계가 진화해 온 과정을 분석했다. 먼저, 정체성 형성기에 코스포 설립주체들은 기존 대기업들과의 차이를 강조하며 혁신과 사회적 책임을 중심에 둔 스타트업 기업의 정체성을 형성했다. 정체성 확장기에 들어서 코스포는 공적인 담론장에서 정부와 노동조합과 같은 외부행위자들을 상대로 제도적 협상의 주체로 나서면서 조직의 정체성을 외화하고 위상을 높여나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코스포의 핵심 정체성 요소인 사회적 책임이 노동과 고용의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사용자 단체’로서의 외부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사회적 공론장에서 위상이 높아지면서 역설적으로 코스포는 정체성 갈등기에 접어들었다. 외부행위자들이 부여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사용자 단체’로서의 이미지와 내부회원사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이익집단’으로서의 조직 정체성 사이에 부정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정합을 해소하기 위해 코스포는 이익집단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방향을 택했고 자연스럽게 노동과 고용 이슈를 포함하는 사회적 책임은 부차적인 정체성 요소로 주변화되었다. 결론에서는 이러한 분석결과가 갖는 이론적ㆍ정책적 함의를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