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튜어트 밀은 보편적/불변적 인간 본성에 대한 벤담식의 극단적 묘사를 거부하고 인간 행복을 구성하는 요소의 복잡성과 다양성을 인정함으로써, 행복 혹은 공리 개념의 내연을 확장하고 흔히 비공리주의적이라 여겨지는 가치들까지 포섭할 수 있는 형태의 공리주의 이론을 제시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이론은 공리주의에 대한 주요 비판들에 ― 적어도 벤담의 이론보다 더 ―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는 전략적 이점을 지닌다. 그러나 이렇게 확장된 이론을 여전히 하나의 공리주의 이론으로 간주할 근거에 대한 해명은 필요하다. 또한 그것의 전략적 이점만큼 어쩌면 공리주의의 본질적 요소들로부터 멀어져 공리주의 본래의 강점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전략적 단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이 논문에서 나는 밀의 이론이 벤담의 그것에서 이탈되는 지점들을 통해 그의 확장된 공리주의의 주요 특징을 살펴볼 것이다. ‘성품’ 개념을 중심으로 인간 본성에 대한 발달적 혹은 성장적 이해, 행복 혹은 공리 개념의 확장, 쾌락의 질적 구분 등의 상호 연관성을 고찰할 것이다. 이러한 고찰로부터 나는 밀이 제안한 형태의 이론이 결과주의와 쾌락주의를 비롯해 고전 공리주의의 특징적 면모를 얼마만큼 보존할 수 있는지, 도덕의 과학화라는 고전 공리주의자들의 공통적 기치에 얼마만큼 다가갈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의 전략적 이점이 단점에 비해 얼마만큼 클지에 대한 소견을 밝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