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에 들어 발생한 4차 산업혁명은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기술을 바탕으로 인간 삶의 양상을 또 다른 방식으로 변형시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특히 인간과 사물을 통합하고 신체적·인지적 차원에서 인간 향상과 생명 연장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인간의 삶은 예전과는 매우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살아가는 인간을 이전 시대에서 살았던 사람과는 ‘다른 사람’으로 볼 수 있다. 이 글에서 나는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온 변화로 구성된 새로운 생활 공간을 ‘포스트휴먼 시대’로 보고 그 시대의 거주자인 인간을 ‘신인류’로 보면서 그 양자의 본성을 검토한다. 이 글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된다. 2장은 포스트휴먼 시대를 규정짓는 주요 특징으로 초연결, 초지능, 초인간을 제시하고 그것과 관련된 삶의 문제를 검토한다. 3장은 포스트휴먼 시대의 핵심 이념을 트랜스휴머니즘과 포스트휴머니즘으로 보고 그 두 가지 이념이 제시하는 신인류로서 트랜스휴먼(transhuman), T-포스트 휴먼(T-posthuman), 포스트 휴먼(posthuman)의 본성을 분석한다. 4장은 이전의 논의를 바탕으로 신인류의 가치적 차원을 이해하기 위해 T-포스트 휴먼과 니체가 주장한 초인의 관계를 트랜스휴머니즘 진영에서의 논쟁을 중심으로 검토하고 니체의 사상과 트랜스휴머니즘의 구조적 유사성을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점을 논증한다. 5장은 신인류의 존재론적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존엄성과 인격 개념을 제안한다. 나는 싱어(P. Singer)가 인간과 구분되는 인격 개념을 제시하여 윤리적 고려를 받을 만한 존재의 영역을 확장하고 전통적인 인간-동물의 구분을 극복하고자 했듯이, 포스트휴먼은 인간-기계와 현실적 존재-가상적 존재의 구분을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