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한국전쟁기 포로수용소가 설치되었던 거제도와 한산도 주민들이 조우(遭遇)했던 미군의 모습을 분석하고자 한다. 한국전쟁기에 거제도와 한산도에 포로수용소가 설치되면서, 포로 수용소 관리와 경비를 담당했던 미군들도 함께 들어왔다. 예고도 없이 갑자기 등장했던 ‘이방인’ 미군은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사회에 영향을 끼쳤다. 당시 미군과 조우했던 화자들의 기억은 개인적 체험에 따라 여러 모습으로 묘사된다. 즉 미군을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따라 미군에 대한 이미지가 달리 형성된다. 여기에서 분석한 미군의 이미지는 미국이나 미국인 그 자체가 아니라 미국 혹은 미국인을 대신하여 전쟁에 투입된 ‘미군’이다. 미군이 어떤 행위를 하였고 주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살펴보면서 궁극적으로는 주민들에게 미군이 어떤 모습으로 형상화되었지 분석하였다. 주민들의 기억 속 미군은 공포감을 주는 정복자이자 구원자의 이미지로 남아 있다. 또한 양공주를 찾아 다니는 성에 굶주린 군인으로, 그리고 음식과 물품이 풍부했던 미국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다. 즉 거제도와 한산도 주민들이 기억하는 미군의 모습은 복합적이고 중층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