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제의 시행 이후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각 지방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에 맞춰 학계에서도 지역 문화에 관심을 가졌으며, 학문으로 발달시키기기 위해 노력으며, 몇 년 전부터는 지역학이란 범주 안에서 각 지역을 학문으로 체계화하고 있다.
용인은 지역학으로 용인학을 일찍부터 정립하여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용인학에 관련된 조례를 제정하여 각 대학의 교양과목 개설을 지원하고, 대학의 연구기관과 함께 강좌를 열어 용인학의 확산을 위해 노력해 왔다. 용인 관내 10개 대학이 ‘용인학’을 교양강좌로 개설하고, 공통된 교재를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단국대학교 HK+향기인문학센터와 공동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용인학 강좌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용인문화원은 용인학연구소를 통해 용인학의 정립을 위한 자료의 발굴, 조사, 수집 및 학술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용인학의 정립과 확산에 축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축제가 포은문화제와 처인성문화제이다.
용인학의 정립을 위해 고전문학은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고전문학은 용인의 과거를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인물이나 지명과 관련된 전설과 설화, 민요와 굿 등의 고전문학은 용인의 지역적 특성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용인학의 초기 연구부터 중요시되어 왔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용인학이 정립되는 과정에서 몇 가지 아쉬움이 있다.
우선 지역학으로서의 용인이라는 대상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용인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보여줄 수 있도록 대상을 명확하게 결정해야 한다.
용인학에서 고전문학은 주로 설화라는 특정 장르를 중심으로 다루어졌으며, 특정 인물을 다루는데 한해서 한문학 작품을 다루고 있을 뿐이다. 특정인물과 구비문학(설화) 중심으로 치우친 용인학 분야를 기록문학을 포함한 다양한 장르로 확장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용인학이 용인문화원, 용인특례시, 용인시정연구원, 용인문화재단, 관내 소재 교육기관 등과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정립되어 발전하는 모습은 지역학 정립의 모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용인학이 체계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강연 중심의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연구도 지속되어야 한다.
고전문학은 더 이상 창작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는 그 작품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해 내는 것도 중요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도 중요하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고전문학이 용인학의 정립에 있어서 단순한 소재로서의 역할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