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통해, 양문록계 소설은 국문장편소설에 비해 시댁 가문보다는 친정 가문에 대한 딸의 감정을 더 많이 드러내며, 여성영웅소설에 비해 친정을 의식하는 딸의 모습이 더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조선 후기는 가부장제의 제도적 안정을 꾀하기 위해 출가외인 담론을 바탕으로 며느리 만들기에 주력하던 시기였다. 양문록계 소설은 다른 유형의 소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며느리 만들기보다 딸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을 강조한다. 나아가 개인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작품도 등장하면서 당대 여성 향유층의 소망을 구현하는 서사를 한층 섬세하게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