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국이라는 미증유의 체제가 진행된 1906년에 장지연은 가장 영향력 있는계몽 언론인이었다. 장지연은 양계초의 『신민설』을 주요한 원천으로 활용하여 식민지 위기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려 노력했다. 그의 이름으로 『대한자강회월보』에 게재된 「국가빈약지고」는『신민설』 14절 “논생리분리(論生利分利)”의 역술과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한 진단이 결합된 결과이다. 「국가빈약지고」에서 역술의 비중은 52% 정도이지만, 서론 일부와 결론은 장지연의 자작이다. 이글이 발표되기 3개월 전에, 대한자강회의 취지를 공포해 『대한자강회월보』에 게재한 그의 「자강주의」는 주요 논거와 논지가 대부분 『신민설』의 역술과 재조합이었던 것과 대비를 이룬다. 『신민설』 14절은 애덤 스미스와 제레미 벤담의 경제학설을 기초로 중국의 경제 상황을 비판하고 생산적 경제 활동 인구를 확산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반면 「국가빈약지고」에서 장지연은 사문(斯文)의 규범과 문화에 얽매인독서인의 개혁을 최우선의 과제로 내세우며 산림(山林)과 향신(鄕紳) 등을 철저하게 비판한다. 장지연이 양계초의 학습을 통해 자득의 대안을 제시했던 과정을「국가빈약지고」에 나타난 역술과 자작의 조합으로 재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