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운은 수필가, 번역가로 문학사상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의 이력에는 늘 ‘시인’이라는 관사가 따라다닌다. 그러나 그의 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거의 없었으며, 심지어는 그의 등단작조차 제대로 확인되지 않고 있었다. 본고는 이런 사실을 의아하게 생각하여 김소운의 시를 찾아서 목록을 정리하고, 더불어 시론도 소개하였다.
김소운은 1921년에 『동아일보』 독자투고란에 「쓸쓸한 바람」이라는 시를 최초로 발표한 것으로 추정되며, 1925년 10월부터 1926년 5월까지 20여 편의 시를 대량으로 발표하고 있다. 그가 『하늘 끝에 살아도』라는 회고록에 1925년 즈음에 시집을 발간하려 하였다는 기록은 이로 보아 사실로 확인된다. 그러나 그의 시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였는데, 그가 일역 『조선민요집』(1929)을 낸 뒤에 그 명성에 힘입어 다소 평론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는 1930년에 시론도 몇 편 발표하였는데, 주로 시적 기교보다는 시에 대한 진정성, 즉 시혼을 강조하였다. 1930년 카프의 절정기에 그의 이런 시론은 환영을 받을 리 없다. 정노풍과 신고송이 평론에서 그를 예술의 사회적 기능을 몰각한 ‘소부르주아지적 예술지상주의자’로 비판하였다. 그리고 김소운의 시론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조선문학에 대한 옹호와 일제에 대한 비판의식을 지속적으로 견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부터 김소운의 기개와 조선시단에 대한 애정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