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본고에서는 한글편지를 통한 왕실과 사대부 가문의 소통 양상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하여 19세기 초에 혜경궁이 외손자와 주고받은 편지와 정순왕후가 조카와 주고받은 편지를 서로 비교하여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보았다. 혜경궁과 정순왕후는 비슷한 나이의 왕실 여성이며 19세기 초에 쓰인 이들의 한글편지는 사대부 친족과 주고 받은 ‘문안 편지’라는 점에서 공통된 면이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개인적, 정치적 상황이 다른 만큼 내용의 측면에나 언어 표현의 측면에서 차이점이 드러남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왕실 여성 한글편지의 개인 간 비교뿐만 아니라 세대 간의 비교, 또한 같은 시기 왕실과 사대부가 한글편지의 비교 등이 더 활발히 이루어진다면 조선 후기 왕실 문화와 언어를 더 자세히 규명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