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1950년대 소년소설 가운데 상당한 공통점을 갖고 있는 김내성의 『쌍무지개 뜨는 언덕』과 염상섭의 『채석장의 소년』을 중심으로 ‘재건’의 공간성에 대해 살펴보고, 해방기-한국전쟁기에 작동한 ‘가부장제 재건 내셔널리즘’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1950년대 소년소설 속 인물들은 이상적이고 완벽하다. 민주적이고 배려심 깊은 어른들, 가난하지만 재능있고 양심적인 아이들, 그리고 그들을 돕는 훌륭한 인격의 친구들. 소설은 공동체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인물들의 ‘연대’와 ‘우정’을 통해 일제강점기-해방기-한국전쟁기를 거치며 결핍된 인물들이 온전히 사회에 속할 수 있도록 한다. 그 속에는 순수한 마음(童心)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의 가치(同心)가 담겨있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그러나 그 ‘공간’과 ‘인물’의 설정을 중심으로 소설을 보면, 사회를 온전히 다시 세우기 위한 ‘가부장제 재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되기’의 우선 자격에는 ‘정상가족’에 속해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똑똑하고 재능있는, 행복할 자격을 갖춘 아이들은 온정과 관심 속에서 가정과 사회에 편입될 것이나 ‘거리의 아이들’은 그대로 거리에 머물 것이다. 소설 속 은주와 완식의 희망적 결말은 두 인물을 중심으로 보았을 때 일종의 구원이지만, 1950년대 통합의 불가능성과 사회적 참혹함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본 연구는 그간 결락되었던 『소년』지와 김내성의 『쌍무지개 뜨는 언덕』에 대한 연구를 보완하고, 해방기에 기획‧연재되고 한국전쟁기에 그 결말부를 완성한 두 작품이 아름답고 희망적인 메시지 속에 ‘가부장제’와 ‘정상가족’ 재건을 통한 국민-되기의 의의를 담고 있음을 드러내고자 한다. 1950년대 소년소설 속 동심적 위선의 균열이 드러나는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