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서악동에 있는 무열왕릉 위쪽에는 4기의 초대형 고분이 있다. 이 고분들은 신라 중고기의 왕릉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기록을 통해 이곳에 법흥·진흥·진지왕릉이 있다는 것에는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축조순서(위→아래, 아래→위, 추가)와 나머지 1기의 주인공(문흥대왕·지증왕·보도부인과 사도부인·동륜태자)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의견이 분분한 상태이다.
이 글에서는 기존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축조순서는 신라왕릉이 후대로 갈수록 축소 경향이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여 아래에서 위의 방향(4→1호)으로 축조되었으며, 나머지 1기의 주인공은 무열왕릉이 그 문제를 푸는 핵심이라는 판단 하에 서악동 왕릉에서 사륜계의 왕릉·오묘제와의 관련성·1호-4호-무열왕릉으로 이어지는 중심축의 존재 등이 확인되므로 이를 근거로 문흥왕릉(1호)일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추정하였다. 그리고 서악동 왕릉은 왕의 능이므로 왕비릉, 태자묘 등이 이곳에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았다.
한편, 문흥왕릉은 추봉된 왕의 능이므로 선대의 세 왕릉과 다른 입지, 받침석이 사용되지 않는 점 등 재위 왕들과는 다른 차이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