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귀신은 ‘물’과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 존재로서, 목소리를 통해 사람을 유혹하고 결국 죽음으로 인도한다. 물귀신은 사람과 귀신이라는 이중적 존재로서, 목소리를 통한 유혹과 죽음의 메커니즘이 유독 강조된 캐릭터이다. 특히 현재까지도 물귀신설화는 어떤 이야기보다 현대 괴담에서 두각을 보이며 활발하게 전승되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물귀신’이라고 불리는 존재 이외에도 한을 가진 여성적 존재로서 사람을 유혹해 잡아먹는 괴물같은 물의 요정들이 도처에 있다. 게르만 신화, 슬라브 신화, 인도네시아 전설 등 세계 곳곳에서 발견된다. 그들은 사람이면서 귀신이고, 괴물이면서 요정이라 불린다. 그동안은 이야기의 기준과 토대가 마련되지 않아 이 언어적 괴리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제는 이러한 물귀신의 유형을 정리하고 새롭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