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적 화자는 시에서 말하는 이로, 시를 이해하고 감상하는 데 중요한 기능을 하는 시의 특질 중 하나다. 이 시적 화자를 초등 국어과 교과서는 시 제재 수록 면에 특정하게 형상화한 그림으로 나타내기도 하는데, 특정한 모습으로 표현한 시적 화자의 모습이 특정한 의미를 만들어내면서 그림동화의 그림처럼 ‘시 그림’의 위상을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2015 『국어』 교과서 수록 시 제재 42편의 ‘시 그림’을 분석한 결과 시적 화자를 특정한 이미지로 한정하여 형상화한 시 그림에서 두 가지 문제점이 드러났다. 첫째, 시 텍스트에 언표되지 않은 시적 화자를 특정의 성별과 나이로 표현함으로써 독자가 시적 화자를 상상하는 기회를 빼앗는다. 둘째, 시적 화자의 모습 및 행동을 특정한 이미지로 표현함으로써 독자 스스로 시의 세계를 이해 및 해석하며 감상하는 상상력을 제한한다. 이와 같은 문제는 시 그림 속에 인물의 모습을 표현한 결과가 시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 이미지 기호로 작용함으로써 발생하며, 그 결과가 학생의 시 감상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시 그림이 독자의 시 감상을 방해하거나 한정하지 않도록 개선하는 방향은 독자가 그림의 간섭에서 벗어나 시적 화자를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어야 바람직하다. 아울러 초등 시 교육에서 시 텍스트가 함의한 시적 화자를 어떤 ‘시 그림’으로 표현하여 시의 이해와 감상을 도울지 관련 후속 연구가 이루어져 차기 국어과 교과서 개발을 뒷받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