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를 통한 근대화 추진은 “세계화”를 내세운 공간 압축 가속화로 귀결되고 있다. 이에 대한 ‘되먹임’으로 볼 수 있는 팬데믹 상황에서도 공간 압축은 오히려 가속화되고, 정교화되었다. 이러한 사실은 이동과 장소에 대한 철학적 검토가 필요함을 반증한다. 그리고 ‘근대 이후 난민’ 이동과 그에 따른 ’이문화 밀집지역‘의 장소성’이 상실되고 있다는 우려와 그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현실적 요구로 귀결된다. 이문화 밀집지역은 이주자에게는 인큐베이터, 선주자에게는 이문화 포털 역할을 하면서 문화혼종성 실천장이라는 장소성을 갖추기 때문이다. 이 연구에서는 서울시 조선족 밀집지역과 오사카 재일코리안 밀집지역의 모빌리티를 추적하면서, 문화적 실천행위로서 재현의 양상을 철학적으로 검토하였다. 이들은 트랜스네이션적 성격이 강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산업화 초기와 후기라는 시기적인 차이점을 가진다. 이 점에 유의하면서 트랜스로컬적 성격이 강한 제주특별자치도 이주자 밀집지역의 변화 양상과 그 특징을 비교 분석하였다. 이주자는 이동을 통해서 근대지리학에서 “비활동과 측량의 세계”로 간주하고 있는 공간을 상대적인 공간으로 만드는 실천-주체이다. 재외한인의 이동은 근대국민/민족국가질서가 구획한 경계를 넘나드는 실천-행위다. 그리고 이들의 이동 유형이 바뀌는 과정에서 이문화 밀집지역은 장소성의 변화를 겪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