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논어』 학이편의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남을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라”라는 문장을 시대적 배경을 고려하여 재해석한다. 그러기 위하여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라”는 문장이 기존 해석과 달리 뚜렷한 쟁점이 존재하는해석 대상임을 먼저 보인다. 그 과정에서 『논어』 주석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기존 접근법을 정치적 접근과 비정치적 접근으로 대별한다. 그런 뒤, 자의적 해석을 통제하기 위해 현행 『논어』 내의 관련 문장들과 함께,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라”라는 문장의 의미를 탐색한다. 끝으로 『논어』 내의 맥락에 한정되지 않고 중국 고대의 사상 세계 속에서 그 문장이 어떤 입장들과 경쟁하고 있었는지를 밝히고, 그와 같은 과정을 통해 중국 고대에 통용되었던 의미에 좀 더 접근하기를 기대한다.
공자가 활동했던 춘추 시대 후기는, 통치자들이 국가를 강화하고자 하던 시대였다. 그 이후 중국 정치사는 국가의 적절한 규모와 유지를 가늠해 온 역사라고 해도과언이 아니다. 진나라 성립과 더불어 국가 관료제 확대는 정점에 이르렀고, 진나라 뒤를 이은 한나라는 진나라식 국가 우선주의를 재고하게 된다. 그리고 그 시기는 바로 『논어』가 현재의 모습으로 정착해간 때이기도 하다. 당시에 국가 관료제의 확대를 옹호하는 입장과 그에 반대하는 입장이 모두 존재하였다. 그와 같은 맥락을 고려할 때, 본 논문이 탐구한 문장은 유일한 제도적 정치영역으로서 국가를긍정하되, 일정한 자율성을 누리는 관료 후보군에게 하는 권고의 성격을 띤다. 이 논문에서는 그러한 관료 후보군을 비국가주의적 정치 주체라고 개념화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