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의 목적은, 사마천이 굳이 백이를 ‘선인자’라고 한 것에 의문을 가진 데에서 시작하여 그것이 결국 사마천의 삼단논법적 천도관 때문이었음을 구명하는 데에 있다. 본고는, 사마천이 「백이열전」에서 채미가(採薇歌)를 근거로 “백이숙제가 마침내 수양산에서 굶어 죽었으니 이것을 보면 원망한 것이 아니겠는가? 혹자가 말하기를 ‘하늘의 도는 친함이 없어 항상 선인과 함께한다.’라고 하는데, 백이숙제와 같다면 ‘선인’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라고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한 분석에서 출발한다. 논자는 사마천이 ‘원망’을 말하다가 논리를 전환하여 ‘선’을 끌어낸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본다. 사마천이 세운 두 가지 명제는 ‘하늘은 착한 사람과 함께한다.’와 ‘백이숙제는 착하다.’이다. 그러므로 사마천의 주장대로라면, ‘하늘은 백이숙제에게 보시(報施)를 베풀어야 한다.’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사마천의 이러한 삼단논법적천도관(天道觀)은 하늘을 권선징악과 시비지심의 결정권자로 본 것이며, 인간을 천도에 따른 인과응보를 받는 존재로 여긴 것이다. 사마천은 천도와 선의 인과응보 관계를 규명함으로써 백이숙제의 죽음을 원망과 보시의 역설로 만들었다. 그 이유는 인과응보를 ‘의’의 관점으로 제시하고자 한 사마천의 포폄(褒貶)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므로 사마천은, 궁극적으로 백이숙제를 원망과 연결 지었으며 공자와 안연을 부귀명성과 대비시켜 놓았고, 천도를 인과응보와 연결 지어 『열전』 전체의 맥락으로 삼을 정도로 그 전개방법과 구성체계에 있어서 치밀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한편, 사마천이 공자의 말을 인용하여 “좋아하는 것을 따르겠다.”고 한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천명 즉 『사기』를 완성하는 작업을 타고난 운명과 사명감으로 인식하고 세상에 천명(闡明)한 것이다. 또한 백이숙제를 굳이 ‘선인’이라고 단정하여 하늘에 보상을 갈구한 것은, 공자와 같은 성현의 뜻을 이어 『사기』를 저술하는 작업이 헛되지 않기를 천도에 의존하여 드러낸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사마천은 이와 같은 의도로 천도관을 드러내기 위해 백이숙제를 ‘선인’이라고 규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