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에서는 가와바타의 『손바닥 소설』중에서 「석류」, 「헝겊 조각」 2편을 중심으로 1940년대 후방 여성들에게 주목하여 분석하였다. 「석류」는 ‘석류 열매’를 매개체로 게이키치와 짧은 만남이었지만 기미코의 마음에 은밀하면서도 강하게 생명의 뿌리를 내리고 있는 사랑을 그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기미코의 “슬픈 기쁨”은 어머니의 죽은 아버지와의 빗질에 대한 추억과 겹쳐서 게이키치와의 사이에 부부간의 애정과 같은 체험을 느끼게도 하였다. 이처럼 가와바타는 전쟁의 극한 상황 속에서도 전쟁터 못지않게 꿋꿋하게 후방을 지키는 일본의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여 건강한 삶의 자세를 그려내어 사람들에게 잔잔한 행복감을 전해 주려고 하였다. 추억을 소환한 「헝겊 조각」에서는 주인공 미야코가 13~14세 경에 입었던 주반(襦袢, 기모노용 속옷)을 고치면서 옛 추억에 잠기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미야코는 현재 21살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후방의 젊은 여성들은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결혼 보국’이라는 사회 풍조를 거역한 미야코의 선택은 인간성의 억압 속에서도 작은 행복을 이어나가려고 하는 여성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말없이 연인을 기다리는 후방의 여인들을 대신하듯 애잔하게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1940년대 전쟁의 현실을 강하게 의식하면서도 그녀들의 정신적 강인함과 아름다움에 매료된 작가 가와바타의 의식 또한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