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23년 선고된 주요 회사법 판례를 분석한 글이다. 편의상 그 중 11개 판례를 (i) 주식, 주주권, (ii) 이사, 이사회, (iii) 기업구조조정, 법인격부인론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한해 가장 중요했던 회사법 판례는 피투자회사가 신규지분투자자에게 부여한 사전동의권, 손해배상청구권의 유효성에 관한 것이었다. 대법원은 2023년 7월 13일에 선고된 세 건, 같은 달 27일에 선고된 한 건 등 도합 네 건의 판결을 통해, 일정 요건 하에 주주평등원칙이 탄력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명시하였다. 주주평등원칙 적용 시의 보충성을 밝히지 않은 아쉬운 점은 있으나, 이 원칙이 모든 경우에 일률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도그마를 탈피한 것은 전향적 변화라고 생각된다.
이사 및 이사회 규율에 대한 판례들은 다소간 엄격한 입장을 보였다. 위험성 높은 파생금융상품을 통해 지배권을 유지하고 사업확장을 꾀한 것에 이사의 책임을 물은 것(2019다280481 판결)과 자기거래에 대해 이사회의 사후추인을 허용하지 않은 것(2021다291712 판결)은 이러한 맥락에 서 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