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관계는 국교수립 이후 세계질서와 지역질서의 조건 하에서 상황논리와 상호작용을 통해 꾸준한 변화를 보여왔다. 한국은 북방정책을 통해 러시아와 외교관계를수립함으로써 유라시아지역으로 활동영역을 확장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열망을 지니고 있었다. 러시아는 체제전환의 과정에서 경제적 지원 필요성과 체제안정을 위한 우방국의 확대 차원에서 한국과의 외교관계를 추진했다. 그렇다면 한-러관계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되었는가?
본 연구에서는 기존 연구의 한-러관계 성격과 수준 규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형태발생론’을 분석틀로 사용하였다. 이를 통해 검증한 결과 양국관계는 90년부터현재까지 제도적 조건, 상호작용, 제도적 정교화 단계에 따라 ‘타협-혼합수정-양보 적’, ‘보호-보호-방어적’, ‘배제-선택 강요-경쟁적’으로 변화한 것을 확인했다. 즉, 관계 초기 양보적 상호작용을 통해 발전적 정상화 단계를 거쳐 전략적 동반자관계라는최고 수준의 협력관계를 형성했다가, 2022년 이후부터는 서로 ‘거리두기’를 통해 경쟁적인 관계로 변화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비판적 실재론에 기반한 형태발생론이라는 과학적 분석틀을 통해 한-러 양국관계를 통시적으로 분석함으로써 현재 양국관계의 성격과 수준을 규명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또한 기존의 형태발생론 연구에서 다루지 않았던 ‘주체적 행위자’의 역할을 규명한 것이 본 연구의 새로운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