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대’의 도래와 더불어 국민국가 패러다임이 쇠퇴하고 ‘천하’ 패러다임이 귀환하는 문명사적 전환 과정에서 중국의 역사학이 어떠한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는가를 분석하였다. 오늘날의 중국 역사학은 신시대가 부과한 시대적 과제, 즉‘신천하’ 패러다임의 구축 요구에 충실히 ‘복무’하고 있다. ‘신시대’는 서구와 패권 경쟁에서도 그러하지만, 문명경쟁·가치경쟁에서도 ‘중국의 방식’과 ‘중국의 정신(중국의 자주적 지식체계)’을 수단으로 ‘중국의 길’을 가고자 한다. 이 ‘중국의길’이란 ‘신천하’ 패러다임을 전제로 하는 새로운 가치와 사유 방식 그리고 질서와 제도의 생산일 것이다. 말하자면 국민국가 패러다임을 넘어 ‘신천하’ 패러다임으로 진화하려는 것이다. 철학, 사회과학의 분과학문과 마찬가지로 오늘날 중국 역사학은 삼대체계(三大體系)의 창안, 즉 자주적 분과학문 체계·학술체계·담론체계를 생산하는 데 진력하고 있다. 이는 역사학이 보편성 있는 중국 특색(고유)의 ‘자주적 지식체계’를 만들고자 하는 신시대의 ‘담대’한 실험에 동참한증거이다. 그러므로 역사 경험을 총괄하고 역사 자원을 발굴하여 신시대 중화민족이 신문명을 창건하는 데 풍부한 역사 자원을 제공하는 것이 소위 신시대 역사학의 핵심적 사명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