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이후 중국에 유입된 서양인은 중국어문학, 정치, 종교, 예술 등에 대한 다양한 저서를 편찬하여 중국의 문화를 서양에 소개하였다. ‘Folklore(민속학)’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이들의 연구 성과는 오늘날 민속학의 태동에 영향을 미쳤으며, 서양의 중국학이 탄생하는 데 기여했다.
『재미있는 중국 이야기(Chinese merry tales)』(1901)는 이탈리아에서 20세기 가장 위대한 중국학자로 여겨지는 바론 귀도 비탈레(Baron Guido Vitale)가 편찬한 저작으로, 서양인에 의해 편찬된 최초의 소화집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 책을 주제로 두 가지 점을 고찰하였다. 첫째, 비탈레의 민속학 연구의 특징을 분석하였다. 19세기 후반에는 중국어학 연구가 독립적으로 발전하고, 중국어 교재가 회화, 문법, 독해 등 각 영역별로 편찬되었으나 비탈레는 『베이징 동요(Chinese Foklore, Pekinese rhymes)』(1896)에서와 같이 동요에 주음을 달고 어구를 설명하였으며, 『재미있는 중국 이야기』의 본문을 베이징 방언 학습을 위한 독해집으로 사용하여, 문학과 어학의 통합적 연구를 지향하였다는 점에서 동시대 서양인의 중국학 연구와는 차별성을 지닌다. 둘째, 『재미있는 중국 이야기』의 번역 양상과 소화 유형, 주제 분석을 통해 비탈레가 형상화하고자 하는 중국 이미지에 대해 고찰하였다. 비탈레는 중문 제목에는 잘 드러나지 않은 인물의 특성과 행위를 부각시켜 영문으로 번역하여 해학미를 더하였고, 본문은 소화 원문의 압축적 서사를 자세하게 풀고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여 서양인이 쉽고 재미있게 중국 문화에 다가갈 수 있게 했다. 또한, 해학 소화를 많이 편역하여 서양인들에게 중국인의 웃음 코드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중국에 대한 개방적이고 긍정적인 시각을 갖도록 했다. 또한, 권력자를 희화화하거나 인간의 약점을 폭로하는 일반적인 내용 이외에도, 아내를 두려워하는 남편의 이야기나 베이징 사람을 조롱하는 내용을 기록하여, 저자가 체험한 특수한 중국의 문화도 전달하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