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2010년 이후 공장을 떠나는 노동자 자신의 선택과 역경의 행로 그 과정에서 그들이 체험하는 고민과 갈등, 정동을 보여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공장노동자 18명을 대상으로 1, 2차 심층 면접을 진행하였다. 연구 결과, 지방산업공장의 노동자들이 생애과정에서 8.3노동자제도를 매개로 노동시장 노동자로 전환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자신이 속한 공장의 간부에게 상납금을 내고 다른 공장들을 다니거나, 공장에서 노동시장으로 나가거나, 다시 공장으로 돌아오는 등의 다양한 이동행태를 보였다. 이는 국가의 노동이동 억압정책, 공식/비공식 부문간의 상호의존성, ‘공식 → 83 → 비공식’으로 밀려 나는 생계방식의 단계적 추락 과정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는 생존을 위해 공식/비공식 부문 간 경계를 넘어 유동(mobility)하는 노동자들을 가리켜 “생존노동자(Survival Job Worker)”라고 부를 것을 제안한다. 이 연구의 의의는 정치권력에 의해 만들어진 신가산제(Neopatrimonialism) 노동세계 안에 갇힌 채 마치 어항 속 물고기처럼 유영하는 노동자들의 노동생애와 내면세계를 실제 사례를 통해 드러냈다는 점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