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제임스 S. 게일이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을 번역한 양상을 미시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선행 연구들은 주로 작품의 출판 상황이나 원전 출처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 논문은 게일의 번역 작업 자체, 특히 문학적 전고(典故)의 번역 방식에 주목한다. 전고는 그 자체로 복잡하고 문화적 맥락이 깊으므로 번역할 때 더욱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게일의 전고번역 양상을 고찰함으로써 그가 동양의 문화와 사상을 서구 독자에게 전달할 때채택한 번역 원칙과 전략을 추론할 수 있다.
게일은 명시적인 전고에 대해서는 맥락에 따라 음역을 사용하거나 필요에 따라 각주를 추가했다. 암시적인 전고의 경우에는 주로 의역을 사용하여, 원문의 의미를 서구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다. 이러한 번역 방식을 통해 게일은 “동양에 대한 베일을 조금이라도 들어 올려 서양이 볼 수 있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는 그의 희망처럼, 그의 번역이 서양 독자들에게 동양 문화의이해를 돕는 중요한 역할을 시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