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에서는 지난 2023년 공간된 대법원의 회사법 관련 판결들을 분석하였다. 2023년에 대법원은 회사법의 기본적인 법리과 관련된 몇 가지 특히 중요한 판결을 하였는데,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주주평등원칙에 관한 새로운 적용기준을 제시한 판결이라고 할 수 있다. 판례는 종래 일부 주주에게 특별한 권한 또는 이익을 부여하게 된 배경을 감안하지 않고 주주평등원칙을 경직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실무상 비판이 많이 제기되고 있었다. 이번 판결에서 대법원은 이런 비판을 수용하면서, 차등적 취급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였다. 그러면서도 종래의 입장, 즉 손실보전약정은 주주평등원칙에 위반되어 무효라는 원칙을 확인하고 있어서, 향후 이런 구별의 이론적 근거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법원은 2023년에 10여년을 넘게 끌어온 현대엘리베이터 사건에 관한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 사건은 현대엘리베이터가 TRS 거래를 통하여 현대상선의 지배권을 유지하고자 한 사건으로서, 개별 회사의 경영권방어가 아니라 현대그룹의 경영권방어가 문제된 독특한 사안이었다. 이에 대해서 대법원은 이사의 선관주의의 판단에 있어서, 현 경영진과 적대적 세력 사이에 누가 더 회사의 운영과 주주 전체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지 이익형량을 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판시는, 아직 제대로 된 경영권방어의 법리를 가지고 있지 못한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하겠다. 대법원은 또한 2021년의 판결에 이어 다시 법인격부인의 역적용에 관한 판시를 하였다. 그러나 2021년 사건이 단순히 채무면탈을 위한 법인격남용의 연장선에 있는 것과 달리, 2023년 판결은 전혀 채무면탈의 법리와 상관이 없이 본격적인 역적용의 문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다만 그 근거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여지가 있다. 그 이외에도 본 논문에서는 2023년에 공간된 주요 회사법 판례를 소개하고, 간단히 평석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