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은 (발터 벤야민의 분류에 따르면) ‘소설’이 아닌 ‘이야기’로서, 그의 삶과 이상을 온전하게 전달하는 문학 작품이다. 그러한 소로의 『월든』에는 동양 고전, 특히 유교 경전에 대한 언급이 자주 등장한다. 그는 『월든』에서 『논어』와 『맹자』, 『대학』과 『중용』 즉, 사서를 자주 인용한다. 이처럼, 그는 유교의 영향을 크게 받은 인물이었다. 더하여 그의 삶은 대표적인 유교적 인물 중 하나인 안회와 닮았다. 두 인물 모두 배움과 학문을 좋아하는 이 즉 호학자였고, 덕의 이상을 표현하고 안빈낙도의 덕을 실천하는 덕행자였으며, 긴밀한 관계에 있는 스승이 있었으나 스승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단명자였다.
이에 필자는 『월든』에 드러난 소로의 삶이 어떻게 『논어』에 드러난 안회의 삶과 평행하는지를 비교하며 헨리 소로가 어떤 이유로 ‘유교적’ 인물이라고 불릴 수 있는지를 밝히고자 본 연구를 진행하였다. 그것을 『논어』에서 공자가 안회를 평가하는 구절과, 안회가 자기 자신의 뜻을 밝힌 구절 등을 『월든』에서 드러난 소로의 가치관과 비교하며 그 합당함을 알아보았다. 한편 소로가 단명한 부분에 대해서는 에머슨의 추도사를 공자의 안회의 죽음에 대한 슬픔과 비교하여 살펴보며, 에머슨-소로 사제관계 자체의 유교적 특성 역시 알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