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비는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기상현상이다. 대부분의 문화권에서는 맑은 날에 내리는 비에 대한 용어를 가지고 있으며, 이 용어는 대부분 역설적 결합의 성향을 보이거나 동물의 결혼과 출산 등이 관련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또한 ‘여우가 시집가는 날’, ‘호랑이가 장가가는 날’, ‘여우비’, ‘호랑이비’ 등이 있다. 세계의 용어에서도 이와 유사한 단어가 있다. 바로 “선샤워(Sunshower)”이다. 선샤워(Sunshower)는 아르네-톰슨의 색인에서도 발견된다. 이외에도 선샤워(Sunshower)에 대한 포괄적인 표현 목록을 작성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Kussi와 Bert Vaux, Robert Blust는 세계적으로 동일한 기상현상을 상용하는 언어가 있음을 밝히고, 세계적 분포 양상을 설명하는 동시에 문화의 발생과 전파의 양상을 설명하고자 했다.
또한 선샤워의 다양한 표현들의 관계성을 구명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특히 Blust는 여우의 결혼식과 여우비와의 관계성에 대해 집중하였고, 전 세계적으로 발견되는 이중적 기후와 결혼과의 양상을 제시하고 지역적 분포를 통해 주로 문화의 발생과 전파를 논의했다. 세계 각국에서 발견되는 선샤워의 존재는 각국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보고인 셈이다.
우리나라도 ‘호랑이비’와 ‘여우비’와 관련된 유래담을 가지고 있다. 특이할 만한 점은 현대에 이르러 유래담과 함께 관용어구의 변형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뉴뉴미디어 발달과 함께 변모한 전승의 양상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본고에서는 날씨를 형용하는 관용어구와 유래담을 함께 살펴 의미를 고찰하고, 뉴뉴미디어에서 수집되고 있는 2차 자료들을 추가 조사하여 현재의 전승 현황과 의미도 함께 다루고자 하였다. ‘선샤워’는 단순한 날씨 관용구이기 전에 인간에게 내재된 원형에 대한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 구명하기 위해서는 관용어구의 기능(function)적 분석과 더불어 유래담을 통한 접근과 해석이 필요하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우리는 선샤워의 원시적이면서 민속적 상징성을 응축한 ’원형‘을 탐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