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상하이시의 봉쇄 조치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그 방식과 이유를 도시의 통치구조와 공간 조직화의 측면에서 설명한다. 대표적인 관문도시인 상하이시는 “사구를 중심으로 한 격자망화 관리 방식”으로 도시 공간을 분리하고 통합관리하는 구조를 완성했고, 팬데믹 시기 이러한 공간구조는 강력한 격리의 역할을 발휘했다. 도시 공간의 분리된 구조는 다양한 주체들의 서로 다른 반응을 이끌어냈다. 상하이 주민들은 비상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었지만, 시민의 자격과 권리가 없는 농민공들은 고립된 위치에서 생존을 위해 버틸 수밖에 없었다. 농민공은 도시 공간의 위계적 설계에서 주변에 배치되며 복지와 서비스의 종속적 존재가 되었고, 평소에는 노동력을 통해 가시화되다가, 유사시에는 배제되고 추방되는 유랑인이 되었다. 중심에서 주변으로 확대되는 도시 공간의 위계적 구조 속에서 도시 중심부와 주변 사이, 도시와 도시 사이, 도시 내부 겹겹의 격자 공간 사이를 ‘부유(浮游)’하며 ‘추방’된 유랑인으로 등장한 것이다. 사회안정을 위한 격자망화 관리가 안착되면서 도시의 시큐러티 논리가 더욱 강화되고 있고, 관문도시 상하이는 더욱 폐쇄적인 관문성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