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붕괴 전후 구소련에서 독립한 신생 국가들은 주-민족어 진흥을 위해 소련의 링구아 프랑카였던 러시아어의 입지를 위협하는 암시적, 명시적 루소포비아 언어정책을 시행했다.
이에 러시아 국경 밖 러시아어 사용자의 언어 선택권 보장과 해외에서 러시아어 위상 강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러시아 안팎의 러시아어 사용 공간을 의미하는 루소포니야의 중요성이 커졌다. 이후 루소포니야는 보다 확장된 개념의 ‘러시아 세계’라는 용어로 치환되어, ‘러시아 세계’라는 의미의 ‘루스키 미르’ 재단과 러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러시아의 크림 합병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확장된 러시아 영토가 된 ‘러시아 세계’는 루소포비아의 새로운 이유가 되었다.
이러한 루소포비아를 극복하고 해외에서 루소필리아적 정서를 촉진하기 위해 현재 ‘러시아 세계’는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러시아 중심의 일원적 지원에서 다른 루소폰 국가가 참여하는 다원적 지원으로 전환하고, 둘째, 하향적 의사결정에 따른 프로그램을 지양하며 상향적 요구와 아이디어를 촉진하고, 셋째, 구심적 방향으로 응집되는 보수적 공간에서 원심적 방향으로 확장하는 보다 포용적인 열린 공간으로 전환하고, 넷째, 분쟁과 전쟁을 통해 정치화되고 구체화된 영토적 공간 ‘러시아 세계’에서 추상적 문화 공간 ‘루소포니야’로 회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