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특촬물은 작품을 창작하는 데에 있어서 한계에 부딪힌 한국의 애니메이션 영화계가 발견한 새로운 활로로 1980년대 후반 새롭게 만들어진 영역이었다. 〈외계에서 온 우레매〉를 시작으로 꾸준히 만들어진 특촬물은 짧지만 분명한 유행의 흐름을 만들어냈으며, 이후 텔레비전 영역으로 이동해 지금까지 계속 창작되고 있다. 특촬물은 한국의 메카닉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던 만큼 우주를 배경으로 외계인의 침공, 외계인과 지구인의 전투, 전투 로봇 등 우주와 과학에 대한 상상력을 필요로 했다. 특촬물이 그려내는 과학의 재현 방식은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었던 과학기술에 대한 욕망을 드러내는 동시에, 첨단 과학으로 도달하지 못하는 상황을 인식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코미디언의 출연은 어린이 관객들에게는 웃음과 재미를 제공하면서도 동시에 그들이 보여주는 우스꽝스러운 과학자들의 모습을 통해 욕망을 이루지 못하는 지금의 과학을 자조하도록 만든다. 그럼에도 과학에 대한 욕망을 멈출 수 없는 한국은 과학과는 무관한 우연과 도덕을 통해 과학을 소유하려 한다. 그리고 그 빈틈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낸 스펙타클로 채워나간다. 특촬물은 완구를 활용한 미니어처 촬영이나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후방영사 등 특수촬영을 시도하면서도 정교한 촬영이 필요할 때 애니메이션으로 전환되거나 혹은 애니메이션 합성을 통해 보완하며 시각적 쾌감에 대한 어린이 관객의 기대를 채워준다. 이때의 특수촬영이란 조악한 상태를 벗어나기 어려웠으나, 저예산으로 제작되는 특촬물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유일한 것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어설픈 스펙타클은 특촬물의 한계이기도 했으나 과학을 욕망하던 한국의 상황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