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극은 가장 미국적인 장르로 지목돼 왔으며, 지금의 시대는 슈퍼히어로 영화가 그 역할을 이어받고 있다. 가장 미국적인 장르라는 것은 두 장르에 미국의 정체성이 담겨 있음을 뜻한다. 그것은 미국의 역사로부터 형성된 정체성이기도 하고, 팍스아메리카니즘으로 요약되는 미국의 지배 이데올로기일 수도 있다. 프런티어로 대표되는 서부 개척의 역사가 담긴 서부극과, 현대의 프런티어라 할 수 있는 국제사회에서의 미국의 영향력과 힘을 상징하는 슈퍼히어로 영화는 미국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반영하는데 일종의 신화로서 역할을 한다. 두 장르 모두 미국 신화적 서사, 예외주의, 개인주의적 영웅에 대한 묘사를 통해 미국의 역사적 정체성과 이데올로기를 드러낸다. 이 글은 서부극과 슈퍼히어로 영화의 사회문화적 함의, 장르적 연속성으로서 영웅 캐릭터와 이항대립 요소를 검토함으로써 미국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두 장르가 미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그들의 이상을 구축하는 양상을 살펴본다. 그것은 서부극이 건국신화를 대체하는 미국의 신화로서, 슈퍼히어로 영화가 현대 미국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전면화하는 현대적 신화로서 기능하는 지점들을 통해 연결된다. 두 장르가 공유하는 지점들을 미국적 정체성과 현대 신화라는 관점에서 이해하고, 덧붙여 서부극의 장르 변이와 쇠락 과정을 통해 최근 슈퍼히어로 영화의 쇠락 전조 또한 살펴본다. 이러한 시도는 서부극이 슈퍼히어로 영화의 원형이라는 관점을 통해 미국의 역사와 정체성을 신화화하는 두 장르의 연속성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