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학은 크게 보아 사회과학의 일부로서 인간과 그 집합체인 국가 간의 관계를 다루는 학문으로서 인간중심적인 성향을 보여왔다. 이 과정에서 자연이나 기술등 비인간적인 요소를 ‘주어진 것’으로 간주하는 결정론적 관점이 지배적이었으며, 이들 모두는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자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대상으로 여겨져 왔다. 오늘날 국제정치의 절박한 상황에 대한 국제정치학의 한계가 분명해지면서 그동안 자연과 사물, 기술 등 비(非)인간 요소에 대한 재성찰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논문은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기존 국제정치이론에서 사물을 어떻게 인식했는가를 살펴보고, 여러 신유물론의 추세를 소개함으로써 향후 인간중 심주의적 경향의 대안을 모색하는 계기를 찾고자 한다. 이를 위한 중요한 개념적 돌파구로서 사물의 물질성과 행위성에 대해서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