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각과 정서에 관해 이루어진 선행 연구들에서는 어떤 촉각 자극이 특정 정서를 유발하는가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었다. 또한, 시각이 촉각 지각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촉각의 단일 양상에만 주목하여 연구가 진행되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촉각 자극을 활용하여 거칠기, 경도, 시각 차단 여부라는 세 가지 변인이 촉각 지각에 따른 정서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실험 자극은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사물을 사용하였으며, 거칠기 2조건(거친, 매끄러운), 경도 2조건(단단한, 부드러운)을 교차하여 ‘거친/단단한’, ‘거친/부드러운’, ‘매끄러운/단단한’, ‘매끄러운/부드러운’이라는 4가지 조건에 맞게 선정하였다. 실험은 시각 차단 여부에 따라 두 세션으로 구분되었다. 참가자들은 촉각 자극을 보지 않으면서 만진 뒤에 평정하는 세션을 마치고, 촉각 자극을 보면서 만진 뒤에 평정하는 세션을 진행하였다. 반복측정 변량분석 결과, 보면서 자극을 만질 때 더 긍정적으로 느끼며, 보지 않으면서 자극을 만질 때 더 부정적으로 느낌을 확인하였다. 또한 매끄러운 자극과 부드러운 자극을 더 긍정적으로 느끼고 거친 자극을 더 부정적으로 느꼈으며, 이 경향이 보지 않고 만졌을 때 더 강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시각 정보가 제공되는 경우와 제공되지 않는 경우 촉각 경험에 대한 정서 반응이 어떻게 다른지를 이해함으로써, 정서와 시각 정보 처리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는 시사점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