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포퓰리즘의 정치적 성격과 작동원리를 ‘대표’, ‘민주주의’, ‘정치’ 개념과의 관계 속에서 이해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포퓰리즘적 리더십을 보이는 대표자와 그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피대표자간의 열정적 상호작용이 대표제 민주주의와 정치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글은 첫째, 포퓰리즘이 대표에 의한 정치를 반대하며 인민의 직접 통치를 지향한다는 주장에 반대한다. 포퓰리즘 운동은 일부 그러한 성향을 보이지만 포퓰리즘 정치는 오히려 대표제를 강하게 지향하기 때문이다. 둘째, 포퓰리즘이 소수의 통치가 아닌 다수의 통치를 지향하기 때문에 더 민주적일 수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 포퓰리즘은 반엘리트주의를 표방하지만 반다원주의적 경향성을 제어할 수 있는 자율적 통제장치와 원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셋째, 포퓰리즘이 기존의 위기에 봉착한 정당정치와 관료제를 개혁하고 새로운 정치의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주장에 반대한다. 포퓰리즘은 갈등의 존재와 그것들 간의 경쟁과 타협을 정치의 본질로 보지 않기 때문에 반정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