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초부터 윤석열 정부에 이르기까지 투자증진을 목적으로 9차례에 걸쳐 법인세율을 인하하였다. 세율 인하정책의 효과는 기업 투자가 이에 얼마나 반응하는지에 좌우되며, 투자이론에 의하면 법인세율이 높으면 조세 유인에 투자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법인세율이 낮으면 둔감하다.
본 논문에서는 1998~2022년 상장흑자법인의 법정 세율·과표구간별 조세에 대한 투자반응도를 추정하였으며,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법인세율에 대한 투자반응도를 추정한 결과, 22% 이상의 높은 법정 세율에서는 세율 변화에 투자가 반응하였지만 이보다 낮은 세율에서는 투자가 반응하지 않았다. 둘째 투자세액공제와 감가상각 조세감면에 대한 투자반응도를 추정한 결과, 22% 이상의 법정 세율에서는 조세감면에 투자가 반응하였지만, 이보다 낮은 세율에서는 반응하지 않았다. 셋째 법인세율, 투자세액공제, 감가상각 조세감면을 포함한 조세정책 전반에 대한 투자반응도를 추정한 결과, 2011~2022년 상장흑자법인의 70%가 속한 22% 이하의 법정세율에서는 조세 유인에 투자가 거의 반응하지 않았으며, 24.2% 이상의 세율에서 투자가 반응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로부터 투자 촉진을 위해 반복적으로 시행된 세율 인하의 영향이 누적되어 조세정책의 투자유인 기능이 위축되는 ‘세율 인하의 역설’ 상황이 초래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세율을 유지하고 단기적으로는 세액공제·감면제도를 활용하여 투자를 유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정책적 시사점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