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간 전략적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은 중국의 기술 발전을 견제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기술제재는 반도체와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1995년부터 2023년까지 234 개국으로부터 집계된 142개 핵심 ICT 품목의 무역 데이터를 활용하여 미국의 대중 기술제재 효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중국과 개별 국가 간 ICT 양자 무역에서 흥미로운 패턴이 관찰되었다. 먼저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면서, ICT 교역량 상위 10개국에서는 대중국 무역에 뚜렷한 변화가 없었던 반면, 그 외 국가들에서는 증가세를 보였다. 더욱 주목할 만한 결과는 ICT 무역 네트워크에서 중국의 네트워크 중심성 하락이다. ICT 무역에서 중국의 네트워크 중심성이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며 현저히 감소했으며, 특히 바이든 행정부 동안 그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미국은 자국 기업들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에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의 감소폭에 상응하는 증가를 보이지는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ICT 글로벌 기업들과 다른 국가들이 미국의 대중 기술제재를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변화로 인식하고 이에 대응하고 있으며 ICT 글로벌 가치사슬이 중국과 미국 외의 다른 국가들로 다변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