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대학의 영향력을 분석하기 위해 지역에 입지한 한림대학교를 대상으로 대학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지역소득창출, 인적자본 양성과 공급의 경제적 가치, 그리고 지식생산과 이전이 기업에 미치는 효과로 나누어 분석하여 보았다. 아울러 지역발전을 위한 대학의 역할과 함께 대학의 발전과 영향력 제고를 위한 지역사회의 역할도 살펴봄으로써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지역경제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대학의 역할과 이를 뒷받침할 정책방안을 강구하는데 본 연구의 목적을 두었다.
지역소득창출에 기여한 정도를 추정한 결과 직접소득은 지역에 거주하는 교직원들의 고용소득으로 연간 294억원, 대학이 지역에 입지함으로써 외지진학 감소로 인한 비용 절감액이 연간 193~313억원 등 총 487억원~607억원이 창출된 것으로 집계되었다. 간접소득은 대학의 지출에 의해 208억원, 지역에 거주하지 않고 있는 교원들의 지출에 의해 13억원, 학생들의 지출에 의해 250억원 등 연간 471억원이 창출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그리고 지역에 창출된 직·간접 소득에 의해 추가적으로 발생한 유도소득은 연간 546억원~61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결론적으로 이들 세 소득창출액들을 합산하면 한림대학교가 지역에 입지함에 따라 연간 1,504억원~1,693억원의 지역소득이 창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영구적인 소득효과로 환산하면 최소 2조 8,758억원에서 최대 3조 2,36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인적자원 양성과 공급의 경제적 가치를 측정해본 결과 지역의 생산성을 최대 0.12% 증가시키며, 이를 지역내총생산 증가에 기여하는 정도로 환산하면 23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었다. 한편 인적자원 공급의 경제적 가치를 임금수준을 이용하여 평가하였을 경우는 최대 연간 346억원~36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었다.
대학이 협력관계에 있는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을 고용측면에서 보면 창업보육기업의 경우 최대 293명, 산학협력기업의 경우는 최대 1,056명의 지역출신 채용에 직·간접적, 또는 전체적·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되었다. 협력기업의 매출실적은 창업보육기업이 최대 361억원, 산학협력기업은 최대 4,150억원으로 추산되었는데, 대학의 지원과 협력이 이러한 매출실적의 상당부분 또는 일부분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우회적인 방식으로 지역경제에 기여를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대학은 기업의 연구·기술개발 및 제품개발에 연구비 지원과 실험실 및 장비 이용 등 직접적인 지원은 물론 소속 교수들의 자문이나 협조와 같은 지원을 통해 중요한 기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결과는 대학과 지역, 그리고 지방정부의 노력에 의해 대학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제고할 수 있는 몇 가지 방안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먼저 분석결과가 제시하고 있는 정책적 함의를 살펴본 후, 이에 근거하여 대학과 지역 그리고 지방정부로 대별할 수 있는 각 주체가 지역경제 성장과 지역발전을 위해 수행하여야 할 역할과 적절한 정책대안을 모색해보기로 한다.
연구결과가 제시하는 정책적 함의로서, 첫째 소득창출효과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외지출신 학생의 지역 내 지출이 지역출신 외지 진학자 지출의 62% 수준에 불과한데, 이러한 차이의 주원인은 문화와 오락, 학원비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역 외 거주 교원의 소득창출액은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교원의 14%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만일 지역 외 거주 교원의 지역거주 비율이 높아진다면 현재 상태 기준으로 연간 최대 83억원의 추가 소득창출을 기대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대학운영과 관련한 총지출 중 65% 정도만이 지역 내에서 지출되고 있는데, 지역구매 비율을 높일 수 있다면 연간 최대 158억원 정도의 추가 지출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연구결과가 제시하는 두 번째 정책적 함의는 지역에서 양성한 인적자원의 유출 방지와 활용가치 제고 방안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분석결과는 지역에서 양성하여 공급한 인적자원의 대부분이 유출되어 지역발전을 위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는 외지출신 학생의 지역거주 선호도가 비교적 높음을 보여주고 있는바, 지역거주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문화시설에 대한 개선과 같은 실물적인 고려와 함께 지역거주에 따른 전망의 불투명, 가족과의 분리, 기회의 상실과 상대적인 박탈감 같은 심리적인 요인에 대한 고려가 필요함을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연구결과가 제시하는 또 다른 정책적 함의는 협력기업 지원내용을 차별화함으로써 지원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창업보육기업은 초기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제반 물리적인 기반 지원 등 창업이 성공적으로 뿌리 내리기 위해 필요한 측면의 지원과 협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반면, 산학협력 기업은 연구·기술개발 및 신제품개발에 대한 지원과 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실험실 및 장비이용 등에 대한 지원과 협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참고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기업의 연구개발에 있어서 교수들이 자문이나 협조를 통해 체화된 연구경험과 know-how를 이전하는 무형의 지원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산학협력의 효과에 있어서 업종별로는 BT 기업이, 기업 규모별로는 종사자 규모는 작고 매출규모는 큰 기술집약적인 지식기반형 기업의 만족도가 높으며, 대학과의 협력관계에서 기업들이 느끼는 주관적·심리적인 긴밀함이 산학협력의 효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도 참고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업의 매출액 증대에 대학이 미치는 영향력은 연구와 기술개발을 위한 지원과 협조를 매개로 하여 우회적인 경로로 파급되는데, 이는 중소규모의 기술집약적 지식기반형 기업의 경우 연구와 기술개발을 위한 요소투입이 기업의 운영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원활한 기업 활동을 위한 제도적 지원도 차별화를 통해 효과를 높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창업보육기업은 금융지원과 행정절차 간소화 그리고 경영정보 지원의 필요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고 산학협력기업은 세제감면과 기술개발지원 그리고 판로개척 지원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는바, 이러한 결과는 기업이 처해 있는 현실에 따라 유효한 정책적 지원이 다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대학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제고하여 지역경제 성장과 지역발전을 견인하기 위해 대학당국, 지역사회, 그리고 정책당국이 수행해야 할 역할과 정책적 고려사항을 정리해보기로 하자.
먼저 대학의 역할을 정리하면, 학원수강과 자기개발 등을 위해 외지로 나가는 학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교내 프로그램의 제공이 필요할 것인바, 이는 학생들의 지역 체류기간을 연장시켜 줌으로써 지역에 대한 이해와 애착심을 높여줌은 물론 추가적인 소득창출을 유도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역 외에 거주하고 있는 교원들의 지역거주를 유도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인바, 거주지 선택을 강제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교내 제도의 정비를 통해 지역 체류기간을 늘리거나(예로 강의 일수의 제약 등)지역 이주 시 인센티브 제공 등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학에서 필요한 재화와 용역을 가능한 지역에서 구매하는 비율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할 것인바, 이는 지역의 관련 서비스업 육성에 기여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는 구매의 수월성 제고를 통해 지역과 win-win할 수도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지역과의 친화성 제고를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으로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 도서관이나 운동시설 등 학교시설을 개방하고, 지역 인적자원의 개발과 질적 향상을 위해 지역주민을 위한 다양한 강좌개설 등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대학의 기능 중 하나가 기업을 지원하고 육성하여 지역에 기여하는 것임에 비추어 지역의 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 성과의 공유와 교수들의 지원 활성화를 위해 이를 실적으로 인정하고 가중해주는 내부 incentive 강화책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며, 연구결과에서 제시되었듯이 기업에 대한 지원과 협력관계 구축에서 그 대상을 선별하고 집중하는 노력과 함께 기업의 단계에 따라 차별화된 지원과 협조를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지역사회의 역할과 필요한 노력을 정리해보면, 대학 구성원의 지역거주를 유도하기 위한 지역의 환경개선과 지역의 매력도 제고, 친화성 형성에 노력할 필요가 있는데, 대학을 외생적이고 이질적인 존재가 아닌 지역의 한 구성 요소인 이웃으로 여기는 인식의 공유와 확대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학과 대학 구성원들의 지출을 흡수할 수 있는 기반의 개선과 확충을 통해 이들의 수요를 충족시켜줌과 동시에 소득화하는 방안 모색이 필요할 것인바, 연구결과에서 제시한바와 같이 문화시설의 개선·확충과 대학의 필요를 지역의 서비스산업으로 연계하려는 발상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방정부의 역할을 정리해보면, 대학 구성원을 지역 주민화하기 위해 문화, 주거, 교육시설 등 물리적 기반 구축은 물론 지역거주의 편리함과 이점, 그리고 매력의 부각을 통해 지역거주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을 완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대학의 활동과 수요를 지역의 서비스산업으로 연결하여 지역소득으로 실체화하는 산업 정책적 고려도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지역의 관련 서비스업 실태파악과 함께 대학과 그 구성원의 수요행태에 대한 자료 축적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대학의 연구 성과를 지역기업의 투입물로 연결하고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는 매개체와 촉매 역할을 수행하여야 할 것인바, 이를 위해서 기업지원을 위한 대학의 연구수행 지원(예로 누리사업의 선정과 지원, 도나 시의 용역발주 등)을 내용과 대상에 따라 차별화하여 지원함으로써 실효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학의 협조와 연구 성과를 투입물로 활용하는 대상이 중소규모의 지식기반형 기업으로서 지역의 전략산업과 맥을 같이 하고 있으므로, 차제에 전략산업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기업의 연구 및 기술개발 계획 및 수요를 파악하여 도내 대학의 연구기능과 연계할 수 있는 실태자료의 구축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울러 현행 각종 기업지원책을 대상기업의 성장단계나 사업 분야의 특성에 따라 차별화하여 지원함으로써 기업 활동의 수월성은 물론 실효성을 제고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학을 기존의 산업을 지원하는 동시에 자체적으로도 산업의 기능을 수행하는 주체로 인식하여 대학들이 제 기능을 수행하고 지역의 수요에 부응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실질적인 장치(예로 지역과 대학의 필요를 소통할 수 있는 차상위 관리자급의 정례회 등) 마련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본 연구는 특정지역의 특정대학을 대상으로 수행되었기 때문에 일반화에 문제가 있을 수 있을 수 있다는 한계점은 분명히 인식하여야 할 것이며, 이에 따른 정책적인 함의도 이러한 특정한 상활에서만 유효할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