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도시 숲에 사는 고슴도치꿈에서 구인광고를 보았다. 세상살이기술 1급 소지자 구함. 어떤 학원을 등록하면 이 자격증을 딸 수 있게 해주나 … 우리 모두는 포장의 달인이다. 그것이 지능적이냐 어설프냐의 차이일 뿐. 나는 지금까지 알몸으로 서 있는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2장 삐죽삐죽 가시가 돋는 날사람과 돈과 지위가 일치하지 않는 이상한 세계에 살고 있는 한 악수하고 싶지 않은 인간에게 웃어줘야 한다 … 회식자리, 이사님이 한 마디 하신다. “시장을 봐야지, 사장을 보면 안 된다.” 본인부터 그래보시지?! … 고상한 여우인 척하지만 사실은 외로운 돼지들 천지.3장 비오는 밤 하염없는 생각들나는 만년설로 뒤덮인 이곳에 불시착한 비행기다. 이제 다시는 본국으로 갈 수 없다. 둘러보니 불시착한 비행기가 한두 대가 아니다 … 빗소리는 튀김소리와 비슷하다. 후두둑 지상으로 자폭하는 소리와 자기 몸을 고스란히 던져 바삭해지는 소리가 비슷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4장 내 안의 작은 숲을 찾아서고슴도치야, 너도 알겠지만 언제까지 가시 속에 숨을 수는 없어 … 유랑하고 싶은데 세상은 저잣거리로 들어가 흥정하라 한다. 방관자이고 싶으나 당사자가 되라고 한다 … 깊으면 따뜻하다. 그리고 고요하다. 바다나 사람이나, 뭐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