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책을 펴내며일러두기해제 대한제국大韓帝國 시절, 제주 역사를 담은 시문집 『청용만고聽?漫稿』!聽?漫稿(天) 『청용만고』 천(天)편(001~275)自? 자서001 予以丁酉三月初吉發南遷之行自仁港乘汽輪第三日泊?倉浦是日卽三月三日也與塘雲韓參書善會共賦於舟中以紀行내가 정유(丁酉, 1897)년 3월 초하루에 남녘땅으로의 귀양살이를 떠나게 됨에 인천항에서 화륜선(火輪船)을 타고 출발하여 3일째 되는 날 군산(群山)항에 잠시 정박하였다. 이 날이 곧 삼짇날(3월 3일)이기에 당운(塘雲) 한선회(韓善會) 참서(參書)와 더불어 배 안에서 서로 시를 지어 기행(紀行)으로 삼았다.82002 舟過木浦배를 타고 목포를 지나며82003 出木浦過楸子島前洋목포에서 나와 추자도 앞 바다를 지나며83004 暮泊少安島舟中望漢?山作長句날 저물어 소안도에 정박함에 배 안에서 한라산을 바라보며 장구(長句)를 지음83005 初五日巳刻抵泊于山芝浦乃濟之初境下陸所也牧使李君秉輝遣校探慰?于本郡舊作廳廢宇荒凉滿目蕭然與塘雲共賦以紀事초5일 10시 경에 산지포에 이르니 제주에서 처음 마주한 경계로 하륙(下陸)하는 곳이라. 목사(牧使) 이병휘(李秉輝) 군이 장교(將校)를 보내어, 근심을 풀 공간을 물색하여 본 군(郡)에서 예전 아전들의 청사[作廳]로 사용했던 낡은 집으로 안내했는데, 황량하고 대번에 쓸쓸해 보였다. 더불어 당운(塘雲)과 함께 시를 짓고 일을 기록해둔다.86006 雨中與塘雲共吟비 내리는 가운데 당운(塘雲)과 함께 읊음86007 初八日牧使遣吏移?于西門外姜弁家초8일에 목사가 아전을 보내어 숙소를 서문 밖 강변(姜弁)의 집으로 옮기도록 함87008 次塘雲당운(塘雲)의 시를 차(次)하여87009 又贈塘雲다시 또 당운(塘雲)에게 드림88010 次塘雲二首당운(塘雲)의 시를 차(次)하여 2수88011 同來巡檢二人告?感而有作贈塘雲함께 온 순검(巡檢) 두 사람이 돌아감을 알리므로 느낌이 있어 시를 짓고 당운(塘雲)에게 줌90012 睡起낮잠 자다 깨어나서90013 余在島日久得見其所謂耽羅志所載前人詩文類以仙釋弔詭之說津津於吟?至于謠俗之異同民事之辛艱不及道焉語雖工矣終非近於實際遂作瀛洲雜絶二十八首皆土人居處生理衣服飮食日用常事也使采風者卽此以?之則山川風土槪可知耳내가 섬에 와 머문 지 여러 날 되어서 이른바 『탐라지(耽羅志)』란 책을 얻어 그것에 실린 앞 사람의 시?문장(詩文章) 류(類)를 일별해보았다. 선?불(仙佛)의 황당무계한 설들로서 읊조리기에는 흥미진진해도, 노래와 풍속의 다름과 같음, 백성들의 일에서 겪는 어려움에 관해서는 사리(事理)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말이 설령 정교하긴 하나 유치하며 끝내는 실제와도 동떨어져 있다. 그래서 <영주잡절(瀛洲雜絶)> 28수를 지었는데, 모두 토착민의 거처(居處)?생리(生理)?의복(衣服)?음식(飮食) 등 날마다 이용하는 일상적 일들이다. 제주의 풍속을 채집하려고 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곧 이것을 통해 보면 곧 산천(山川)과 풍토(風土)를 대개 알 수 있도록 함이니라.91014 次塘雲당운(塘雲)의 시를 차(次)하여015 與隣人夜坐偶成이웃 사람과 더불어 밤에 앉았다가 우연히 시를 이룸016 獨坐혼자 앉아서017 州人高生性訓來見賦以示之二首주(州)에 사는 사람 고성훈(高性訓) 유생이 찾아와 얼굴을 내보이기에 그에게 시 2수를 지어 보여주다.018 次塘雲당운(塘雲)의 시를 차(次)하여019 錦樵牧使李秉輝別?送示餞春之作故次以謝之금초(錦樵, 곧 목사 이병휘 별호)가 전춘(餞春)의 시를 지어 보내와 보여주었기에 그것에 감사하며 차(次)함020 島中彌月不雨幾至無麥?牧使方設榮祀至四月初五日午刻東風始至雨?而作竟夜遂洽喜成一律簡牧使以賀섬에서 달포 내내 비가 내리지 않아 수확할 보리가 거의 없을 지경에 이르자, 목사가 바야흐로 기우제(祈雨祭)를 올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침내 4월 초5일 오시(午時)경에 이르자 동풍이 불기 시작하더니 뒤따라 비가 밤새껏 내려 흡족하게 되었다. 이에 기쁜 나머지 율시 한 편을 짓고 간찰(簡札)을 목사에게 보내어 축하하다.021 寄塘雲疊前?앞의 운을 거듭 써서 시를 지어 당운(塘雲)에게 주다022 佛日與數人出往海岸불탄일(佛誕日)에 몇 사람과 더불어 해안으로 나가다023 獨成홀로 이룸024 寄塘雲당운(塘雲)에게 드림025 睡起낮잠 자다 일어나서026 示高生時幹고시간(高時幹) 유생(儒生)에게 시를 지어 보임027 次塘雲당운(塘雲)의 시에 차(次)함028 柳橫城東根亦同謫人也?其移?于北水門內?避暑之計乘夜?訪卽尹姓人家也泉石林竹幽?瀟?有叢林禪房之想焉仍提燈緣厓不數十武登拱辰亭少坐納凉四界天海蒼黑洞洞不辦俯瞰全城燈光歷歷可?中夜廖廓感而有作횡성(橫城) 유동근(柳東根) 또한 같은 유배객이라. 머무는 관사를 북수문(北水門) 안쪽으로 옮겼다는데, 피서할 계획이란 이야기를 들었다. 야음을 틈타 그곳을 방문해 갔더니, 곧 윤씨(尹氏) 성을 지닌 집이었다. 천석(泉石)이 그윽하고 대숲이 깨끗하고 산뜻하니, 우거진 숲속의 선방(禪房)을 차려놓은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에 등불을 잡고서 이내 몇 발자국 옮기지 않아 공신정(拱辰亭)에 올랐다. 조금 앉아 있으려니 사방이 서늘해지며, 하늘과 바다가 아득히 멀고 텅 빈 듯해 보이기에 느낌이 있어 시를 지었다.029 庭前移種蜀葵二本久而凋萎無生意마당 앞에 접시꽃[蜀葵] 2본을 옮겨 심었는데, 오래 되자 시들어버려서 살아날 가망이 없어 보인다.030 出?書感문을 나서며 느낌을 적다031 七月旣望本州諸儒倣東坡故事?酒賞月有詩盈軸持以示予要其點評故略?甲乙之仍示作칠월기망(七月旣望) 날에 본주의 여러 선비들이 소동파(蘇東坡)의 「적벽부(赤壁賦)」 고사를 모방하여 술병을 지니고 달을 감상하면서 시를 지었는데, 시축(詩軸) 가득한 것을 나에게 보이면서 점(點)을 찍어 평(評)해주기를 요청하기에 대략 갑을(甲乙)이 됨을 제시하며 이에 짓다.032 ?人話白鹿潭戱作白鹿潭歌사람들이 백록담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듣고서 장난삼아 ‘백록담가(白鹿潭歌)’를 지음033 廚政冷淡忘味久矣朝命廚?買肉?告曰肉?飢烏所攫空手而回戱成長句?之부엌 살림살이가 담박하여 밥맛을 잃은 지가 오래 되었다. 아침에 부엌일 시중드는 아이에게 고기를 사오도록 명하였더니, 돌아와 보고하기를 고기는 굶주린 까마귀가 낚아채어 가버려 빈손으로 돌아왔다고 하기에 장난삼아 장구(長句)를 지어 그 일을 해명하다.034 錦樵誦示其所作落葉詩次其?酬之금초(錦樵)가 암송하여 보여준 시에 낙엽시(落葉詩)를 지었던 바, 그 운에 차(次)하여 그것에 응수하여 짓다.035 予偶以疸症彌月未?牧使數來問憫余呻吟憔悴若將不起遂約束詩社諸友課日?文會於?館以慰病懷又送四友濟勝之具以完厥事盛意殷摯感不可喩夕後社中諸客次第來會會者有塘雲韓善會東谷李訓長基瑢錦石成旌義俊鎬道村金進士炳胤樂泉金主事熙斗蓮舫鄭顯?禾史金炳鎬海隱高先達仁炯各賦近?一首暢吟諧謔遂至更?稍得忘病大過峨眉?一幅矣厚意不可孤仍於病枕次其?내가 우연히 황달(黃疸)에 걸려 달포가 지나도록 쾌차(快差)하지 않자, 목사가 여러 번 문병을 와 내가 신음하며 초췌해하는 모습을 보고선, 만약 장차 일어나지 못할 것을 걱정하여 마침내 시사(詩社)의 여러 벗들과 약속하기를, 날을 잡아 병석의 회포를 위로하기 위해 폐관(?館)에서 모여 글을 짓기로 하였다. 게다가 그 일을 완성하도록 명승지(名勝地)를 시제 삼아 구경할 도구로서 문방사우(文房四友)인 종이[紙]?붓[筆]?벼루[硯]?먹[墨]을 보내왔다. 그 왕성한 의지가 은(殷)나라 재상인 이윤(伊尹)과 같아 그 고마운 느낌을 말로 다 비유할 수 없을 지경이다. 저녁 식사 뒤에 시사(詩社)의 여러 벗들이 차례로 와서 모였다. 모인 사람으로는 당운(塘雲) 한선회(韓善會)?동곡(東谷) 이기용 훈장(李訓長基瑢)?금석(錦石) 성준호 정의(成旌義俊鎬)?도촌(道村) 김병윤 진사(金進士炳胤)?낙천(樂泉) 김희두 주사(金主事熙斗)?연방(蓮舫) 정현귀(鄭顯龜)?화사(禾史) 김병호(金炳鎬)?해은(海隱) 고인형 선달(高先達仁炯) 등이었다. 제각기 근체시(近體詩) 한 수씩을 짓고 유창하게 읊조렸다. 웃음을 자아냄이 마침내 한밤중에까지 이르자 큰 허물이었던 병을 차츰 잊어버리게 되었다. 한 폭의 <아미도(峨眉圖)>와 같은 두터운 후의(厚意)를 입었기에 외로울 수가 없는 일이었고, 그러기에 병석의 베갯머리에서 그 운(韻)을 차(次)하여 짓는다.036 翌夜又會牧使送酒錢以侈其事迫昏未及設供卜以異日只用小酌?眞率會다음날 밤에 또다시 모였는데 목사가 그 일을 풍성하게 할 양으로 술과 돈을 보내왔다. 날이 어두워져 미처 준비하지 못해 다른 날을 점쳐 자리를 마련키로 하고, 다만 작은 술자리로 진솔한 모임을 가졌다.037 詩社僉員來會會必有作盖欲?予忘病也不敢以疾辭輒和之시사(詩社) 회원 여러분이 와서 모였다. 모이면 반드시 시를 지어야 했는데, 대개 내가 병을 잊어버리도록 하려 함에서라. 병이 들었다고 감히 사양하지 못하고 문뜩 그것에 화답하다.038 夜會밤 모임039 翌夕이튿날 저녁040 連日風雨甚大會者不能齊연일 비바람이 심하게 몰아쳐서 큰 모임이란 게 여의치 않음041 錦樵夜枉?諸員賦금초(錦樵)가 밤에 왕림(枉臨)하여 여러 시회 회원들과 더불어 짓다.042 翌夜會이튿날 밤의 모임043 入冬以來不見雪是日北風甚緊海雲四暗仍作大雪而到地便消與諸員共賦겨울로 들어선 이래 눈을 보지 못했었는데, 이 날에는 북풍이 매우 심하게 불고 바다에 구름이 잔뜩 끼어 사방이 깜깜하더니 이내 큰 눈이 내렸지만 땅에 닿자마자 곧바로 녹았다. 여러 회원과 더불어서 함께 시를 지었다.044 夜會是日卽小雪日밤 모임이 있는 날, 이 날이 곧 소설(小雪) 절기의 일이라.045 錦樵以夜?約適有公事未果來?諸員共吟금초(錦樵)가 밤에 오기로 약속했었는데, 마침 공적인 일이 생겨 오지 못하게 되어 여러 회원과 더불어서 함께 읊다.046 翌夜來者參差約以末至者罰之以詩?著令이튿날 밤 오는 사람들이 들쑥날쑥 때 맞춰 오지 않기에, 약조하기를 맨 끝에 도착하는 이에게 벌로써 시를 짓게 해 영(令)을 드러내기로 했다.047 牧使夜來與諸員密約預拈韻臨席卽誦其所作欲以困余故倉猝口呼應之목사가 여러 회원들과 더불어 밤에 왔는데, 몰래 약조하기를 미리 운(韻)을 정해 자리에 임했다가 곧바로 지은 것을 낭송하기로 했는데, 나를 난처하게 만들려 함에서라. 그런고로 허둥지둥 하며 급작스레 부르는 데로 그것에 응하다.048 雨夜小會비오는 날 밤의 작은 모임049 錦樵夜會共賦금초(錦樵)와 밤에 모여 함께 시를 지음050 又與錦樵共賦또다시 금초(錦樵)와 더불어 읊음051 翌夜錦樵又會이튿날 밤에 금초(錦樵)와 또다시 만남052 雪夜又會설야(雪夜)에 또 모임053 與錦樵同作諸客亦會금초(錦樵)와 더불어 같이 짓는데 여러 손님 또한 모였다.054 翌夜會酌이튿날 밤에 모여 수작(酬酌)함055 錦樵將行巡所部三郡明當發程?還計消旬餘預拈十五?自東冬江次第約?返前各賦相和금초(錦樵)가 장차 순력(巡歷)을 행하면서 세 군(郡) 소속의 관하로 내일 떠나는 바, 가서 돌아오는데 십일 남짓 걸리기에 미리 ‘東(동)’?‘冬(동)’?‘江(강)’으로부터 차례로 15 운(韻)을 뽑아 돌아오기 전까지 각자 짓고 서로 창화(唱和)하기로 약속하다.056 夜雪作仍雨諸員皆來會밤에 눈이 내리다가 이내 비로 바뀌었는데, 여러 회원들이 모두 찾아와 모임057 錦樵於巡行中路寄書以問故賦以答之금초(錦樵)가 순력(巡歷)을 행하는 중에 길에서 문안 서신을 부쳐왔기에, 고로 시를 지어 그것에 답하다.058 夜會諸客共賦每夕例得一詩저녁 모임에서 여러 객들과 함께 시를 지었는데, 매일 저녁 본보기로 시 한 수를 얻었네.059 雪後눈 내린 뒤060 見新曆有感새 달력 보고 느낌 있어061 夜會밤 모임062 東谷李基鎔以詩居魁硏農洪鍾時生男又得抱孫故各令設一卓?夜會濟勝之具是夜硏農大設盤筵而錦樵亦於是日還官夕後來會동곡(東谷) 이기용(李基鎔)이 시로써는 장원(壯元)이요, 연농(硏農) 홍종시(洪鍾時)는 아들을 낳은 데다 손자까지 봤으니, 제각기 독상(獨床)을 마련하여 제법 훌륭한 야회(夜會)의 구색을 갖추었다. 이날 밤 연농(硏農)이 잔칫상을 차렸고, 금초(錦樵) 또한 이날 관으로 돌아와 저녁 뒤에 찾아와 만났다.063 後夜후야(後夜)064 夜會밤 모임065 冬至前一日동지(冬至) 하루 전 날066 南至日會동짓날 모임067 錦樵自三郡回示其在途所作諸稿又拈?以寄社中故與諸員共賦금초(錦樵)가 세 군(郡)으로부터 도중에 지었던 바의 여러 원고를 회시(回示)해 보였고, 운(韻)을 뽑아 사중(社中)에 부쳤기에 여러 회원들과 더불어서 함께 짓다.068 賤降日諸客來會생일(生日)에 여러 객들 찾아와서 모임069 夜有小酌牧使亦來而病徑歸밤에 작은 술자리가 있었는데 목사 또한 찾아왔다가 탈이나 곧 돌아가다.070 是日有小雪이 날, 소규모로 눈이 쌓임071 錦樵寄示所作?諸客共次금초(錦樵)가 지은 것을 부쳐와 내보였기에 여러 객들과 더불어서 함께 차(次)하다.072 與諸客賦여러 객과 더불어서 지음073 夜與錦石言別밤에 금석(錦石)과 더불어서 이별을 말하다.074 翌夜小酌이튿날 밤의 작은 술자리075 錦石成俊鎬入島家焉已十八秋矣癖於詩自九月望後相從於詩社雖風雨??未嘗一日廢也逼歲將歸夜會?別금석(錦石) 성준호(成俊鎬)가 입도(入島)해서 가정을 꾸린지 어언 18년이라. 시를 좋아하는 성벽(性癖)으로 지난 9월 보름부터 시사(詩社)에서 서로 만났는데, 비록 비바람 치고 일이 많아 바쁘더라도 하루도 빠지는 날이 없었다. 장차 섣달그믐 전에 돌아갈 것이라고 하니 밤 모임에서 이별을 서술하노라.076 十二月十二日夜月色甚好自前月念後陰?雨雪不見天已數旬矣人爲之病是夜晴明近所稀?也諸人共會喜而有作내려 어둡고 음산했는데, 하늘을 보지 못한 지가 이미 수십 일 째여서 사람이 병이 날 지경이었다. 이날 밤은 맑고 밝아서 근래 드물게 마주하는 광경이었기에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기뻐하며 시를 지었다.077 疊前?앞의 운자를 써서 지음078 風雨甚大不能盡會?數三客夜吟비바람이 몹시 심해 다 모이지 못해서 숫자로 고작 세 명의 손과 더불어 밤에 읊다.079 共次錦樵所示함께 금초(錦樵)가 보인 바를 차(次)하다.080 月夜諸客?會달밤에 여러 객들과 더불어서 모임081 翌夜又雨다음날 밤에 또 비가 내림082 次錦樵금초(錦樵)의 시를 차(次)하여083 次塘雲당운(塘雲)의 시를 차하여084 夜坐밤중에 앉아서085 寒夜?砧추운 밤에 듣는 다듬이질 소리086 寄錦樵금초(錦樵)에게 드림087 歲垂盡人事??會不能齊?道村東谷共賦세밑이라 모두 일이 많고 바빠서 모임이 가지런하지 못해 도촌(道村), 동곡(東谷)과 더불어서 함께 시를 지었다.088 戊戌二月初土匪房甲聚衆煽亂?突入城州城失守三郡波蕩官吏奔竄僅皆身免諸同人在謫者十數人亦四走山谷以避禍旣而踰旬賊魁始就戮州乃獲安三郡守宰次第還職而諸客亦復于舊?余時以病?辭終始不離所處得免于禍其類塞翁之折股有時乎?福也亂定後追?其槪?長勾其詳?有紀事冊子于後耳무술(戊戌, 1898)년 2월 초에 토비(土匪)인 방갑(房甲, 곧 房星七)이 민중들을 취합하고 선동해 난을 일으켜 저돌적으로 성으로 진입해 들어왔는데, 주성(州城)은 지켜내지 못했고 삼군(三郡)은 물결 요동치듯 불안에 휩싸이면서, 관리들은 모두 다 달아나서 겨우 몸을 숨기기에 바빴다. 시회(詩會)의 여러 동인(同人) 가운데 귀양살이 하던 여남은 사람들 또한 사방으로 달아나 산골짜기로 들어가 먼저 화를 피하기도 했다. 그 후 달포가 지나서야 비로소 적의 괴수가 도륙(屠戮)당하면서 주(州)는 이내 안정을 되찾았고, 삼군(三郡)을 지키던 수령들이 차례로 돌아와 다시 직책을 수행하게 되었고, 여러 적객(謫客)들 또한 옛 관사로 복귀했다. 나는 그 때 병석에 있었던 처지라 시종일관 머물던 집에서 자리를 떠나지 못했었는데, 화를 면한 그 유형이 마치 ‘새옹(塞翁)의 다리꺾임’의 때와 같았으니 참으로 복이 아니었던가! 난이 진정된 후의 그 대개(大槪)를 서술하여 부치니 장구(長句)가 되었다. 그 상세한 내용은 별도로 사실을 기록하여 책자 뒤에 붙여 놓을 것이다.089 金尙書允植雲養李尙書承五三隱徐楊根周輔養泉鄭洗馬丙朝葵園以流謫久? 囹圄聲?不能相及拘於法禁也今年二月初始得出?于頌舍於是得相過從會有逆匪之亂東西奔竄幾數十日亂定後復聚同城設詩筵以?羈懷 時與會者又有韓塘雲及黃監役炳郁少雲光陽人鄭顯龜蓮舫海南人金判官膺斌韋堂本州人金主事鍾河南坡凡十有餘員輸設一筵各成一詩居人稱?古無此擧云而詩不能盡錄略載一二第一筵集雲養?운양(雲養) 김윤식(金允植) 상서(尙書)?삼은(三隱) 이승오(李承五) 상서(尙書)?양천(養泉) 서주보(徐周輔) 양근(楊根)?규원(葵園) 정병조(鄭丙朝) 세마(洗馬) 등은 유배되어 적거(謫居)한 지 오래도록 영어(囹圄)의 몸으로 묶이어서 안부를 물어보기만 할 뿐 상종(相從)할 수 없었던 데다 법령으로도 구애(拘?)되어 금하고 있었다. 금년 2월 초가 되어서야 비로소 머무는 집에 대한 관용이 베풀어져 관사로 나오게 되었다. 그러기에 서로 지나가며 만나볼 수 있었는데, 역비(逆匪)의 난리가 벌어지자 동서로 달아나 숨어 지낸 지 수십 일이 되었다. 난이 평정된 후에 다시 같은 성에 모여 시연(詩筵)을 마련하고 객지의 회포를 풀게 되었다. 이 때 모인 이로 당운(塘雲) 한선회(韓善會) 및 광양인(光陽人) 소운(少雲) 황병욱(黃炳郁) 감역(監役)?해남인(海南人) 현귀(顯龜) 정연방(鄭蓮舫)?본주인(本州人) 위당(韋堂) 김응빈(金膺斌) 판관(判官)?남파(南坡) 김종하(金鍾河) 주사(主事) 등이 있었다. 무릇 여남은 회원들이 번갈아가면서 한 자리씩 시연을 베풀고 각기 시 한 수씩 지었는데, 머물던 사람들이 옛 것을 위한다고 칭하면서 이렇게 거행한 적은 없었다고들 말했다. 시는 모두 다 기록할 수가 없기에 한 두수만 약해서 기재했는데, 그 첫 번째 시연(詩筵)이 운양관(雲養館)에서 열려 모였다.090 集三隱?삼은(三隱)의 집에서 집결함091 又集雲陽?다시 또 운양(雲養)의 집에서 집결함092 又會雲養?또다시 운양(雲養)의 집에 모임093 復集雲養?다시 운양(雲養)의 집에서 집결함094 又集三隱?다시 삼은(三隱)의 집에서 집결함095 會于葵園?규원(葵園)의 집에서 모임096 佛日又集葵園?석가탄신일에 규원(葵園)의 집에서 다시 집결함097 會三隱?삼은(三隱)의 집에서 모임098 會雲陽?운양(雲養)의 집에서 모임099 集雲陽?운양(雲養)의 집에서 집결함100 五月二十二日雲養三隱枉??拉予同?毛興穴?消熱遂振衣出由南門到三姓壇卽高良夫三姓所出之地所?毛興穴也穴旁有祠有坍松陰蒼?竟日休憩行廚午?及夕?而歸共十有二人分?以偶來松樹下高枕石頭眠余得眠字爲七言排律仍成二十六韻5월 22일에 운양(雲養)과 삼은(三隱) 두 분이 나의 집에 왕림하셔서 나를 데리고 함께 모흥혈(毛興穴)에 가자고 하기에, 열을 식힐 양으로 마침내 옷을 털어 입고서 나와 남문을 경우하여 삼성단(三姓壇, 곧 고?량?부(高良夫) 삼성이 나왔다는 땅인 바, ‘모흥혈(毛興穴)’이라 부르는 곳이다. 구멍[穴] 옆으로 사당이 있고, 단이 있다.)에 이르렀다. 소나무 그늘이 울창하고 무성하여 하루 종일 휴식하며 쉬다가 도시락으로 점심과 저녁을 먹고 돌아왔다. 12인이 함께 ‘偶來松樹下高枕石頭眠(우래송수하고침석두면)’ 중에서 운자(韻字)를 나누어 짓기로 해서 나는 ‘眠(면)’자를 얻어 칠언배율(七言排律)을 지으니, 이로 인하여 26운을 이루게 되었다.101 分韻旣完軸偶作五排五絶七絶六言呈諸員用分?頭字三十四韻분운(分韻)을 미리 완결해서 시축(詩軸)에 적고, 우연히 오언배율(五言排律)?오언절구(五言絶句)?칠언절구(七言絶句)?육언(六言)을 지어서 여러 회원들에게 나눠주었다. 분운(分韻)인 ‘頭(두)’자를 이용해서 (오언배율) 34운(韻)을 지어냈다.102 會雲陽?운양(雲養)의 집에서 모임103 柳主事英錫來留本牧冊室設詩筵于他所躬枉見邀共賦유영석(柳英錫) 주사(主事)가 내려와 목사의 책실(冊室)에 머물렀는데, 다른 장소에서 시연(詩筵)을 마련하고서 몸소 찾아와 초대하므로 함께 시를 짓다.104 集雲陽?운양(雲養)의 집에서 모임105 九月初二日三?見招?赴焉前月卄九日卽三?台六十二年之弧辰俗謂之進甲也其胤子注書忠稙與其季涉海來覲設小酌以壽之追於是日續開詩筵各賦近?賀喜9월 초2일에 삼은(三隱)이 초대장을 보내와서 갔는데, 전 달 29일이 곧 삼은 태(台)가 62세의 생신일, 곧 속칭으로 진갑(進甲)이었다. 그의 후계자인 주서(注書) 충식(忠植)이 막내와 더불어 근친(覲親)하기 위해 바다를 건너와 축수(祝壽)하는 자그만 술자리를 마련하였는데, 이 날에 시연(詩筵)을 속개(續開)하여 각자 근체시(近體詩)를 지어 축하하며 즐겼다.106 重陽日雲陽三?拉與共登紗羅峰拈杜?중양일(重陽日)에 운양(雲養)?삼은(三隱)과 더불어서 함께 사라봉(紗羅峰)에 올라 두운(杜韻)을 따서 짓다.107 雲陽?小集운양(雲養) 집에서의 작은 모임108 十一月初三日曉初擧一孩兒感而有作寄示同人11월 초3일 새벽에 한 어린 아기를 처음으로 들어 올렸으니 감격하여 시를 짓고 여러 동인(同人)에게 보여드리다.109 謫?同人多和前韻?余賀喜故戱續二頁적객(謫客) 머무는 숙소의 동인(同人) 여럿이서 앞의 운에 화답하며 나를 위해 축하하고 기뻐하기에 장난삼아 연속으로 2수를 짓다.110 戱題秋山牧牛?장난삼아 ‘가을 산 목우도(牧牛圖)’란 시를 짓다.111 冬初移館于所謂司馬齋齋卽本州文進所會之堂也故額之以桂蓮堂故牧使白樂淵捐俸以助於建齋之初云本?金熙?之允承培執書來?字十月之望夜來拈唐詩要共賦故賦以示之겨울 초에 이사를 했는데, 이른바 ‘사마재(司馬齋)’라고 하는 곳이다. ‘사마재’는 곧 본 주(州) 문진(文進)들이 모이던 공회당(公會堂)이었는데, 그래서 편액(扁額)하기를 ‘桂蓮堂(계련당)’이라 했다. 예전 목사 백낙연(白樂淵)이 자신의 봉급에서 출연(出捐)하여 처음 재(齋)를 건조(建造)할 때에 도왔다고 전한다. 본 고을 원님 김희주(金熙?)의 아들 승배(承培)가 서첩을 가지고 와서 글자를 묻더니, 10월 보름날 당시(唐詩)에서 운자를 뽑아 와서 함께 시를 짓자고 하니 고로 지어서 그것을 보인다.112 又與金生承培拈?김승배(金承培) 생도와 더불어 운(韻)을 잡다.113 金生將告?拈??別김(金) 생도가 돌아가겠다고 하니 운을 잡아 헤어지는 정을 펼치다.114 又疊前?다시 앞 운을 반복해 씀115 又用前韻다시 앞의 운을 써서 지음116 金生臨?拈唐詩?約以各賦寄示故依?賦寄김(金) 생도가 돌아갈 적에 당시(唐詩)의 운자들을 잡아서 각기 시를 지어 보여줄 것을 약속했기에 고로 운자에 의해 짓고서 보내다.117 又寄金生拈唐詩다시 김(金) 생도에게 당시(唐詩)의 운(韻)을 잡아 줌118 竹裏齋대숲 속의 집119 茂亭鄭承宣萬朝謫于?島其季葵園洗馬丙朝同時謫濟州與余式日相從焉茂亭自?島有擬古詩寄示故次以酬之무정(茂亭) 정만조(鄭萬朝) 승선(承宣)이 진도(珍鳥)에 적거(謫居) 중인데, 바로 손아래 동생이 규원(葵園) 정병조(鄭丙朝) 세마(洗馬)로서 같은 시기에 나와 함께 제주로 와 적거하면서 매일 만나고 있다. 무정(茂亭)이 진도에서 쓴 의고시(擬古詩)가 있어 보내와 보여주었기에 고로 차(次)하여 그것에 응수한다.120 雲養尙書之胤子洗馬裕會自京舟載盆梅一本以來供于其親所梅方始開雲養?梅花特設一會招同人共賦운양(雲養) 상서(尙書)의 큰아들인 김유회(金裕會) 세마(洗馬)가 서울에서 배에다 매화 1본을 싣고 와서 부친에게 드렸는데, 매화가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리려고 할 참이었던 바, 운양이 매화를 위한 한 모임을 특별히 마련해서 동인(同人)들을 초대하기에 함께 부친다.121 復集三隱??梅花會매화 모임을 위해 다시 삼은(三隱)의 집에 집결하다.122 雲陽以謎語人名賦水仙花盖以文?戱也敬次운양(雲養)이 수수께끼로 사람 이름을 수선화(水仙花)로 시 지으니, 대개 글로써 희롱하기 위함이라. 공경하여 차(次)한다.123 雲陽作回文詩八音十二星二十八宿諸?詩同人皆和之余亦次其?而錄其二운양(雲養)이 회문시(回文詩)를 짓기를, 팔음(八音)?십이성(十二星)?이십팔수(二十八宿) 등 여러 체를 쓴 시이기에 동인(同人)들이 모두 그것에 화답했다. 나 역시 그 운(韻)을 차(次)했는데, 그 두 번째의 것을 기록해 둔다.124 建除詩賦雪건제시(建除詩)로 ‘설(雪)’을 짓다.125 落照지는 햇빛126 次塘雲立春日作당운(塘雲)의 입춘(立春)일에 지은 것을 차(次)하다.127 塘雲用前韻作除夕元朝詩同人皆和焉仍次之당운(塘雲)이 앞의 운을 사용해서 제석(除夕)과 원조(元朝)의 시를 지으므로 동인(同人) 모두 이에 화답하는 시를 지었는데, 그러기에 그것을 차(次)하다.128 己亥元朝기해(己亥, 1899)년 새해아침129 送歲之夕雲養設屠蘇飮會者共十有三人用故事先酌少者以??席散仍賦其事三十四韻呈雲養老先生兼寄仝人要?한해를 보내는 날 저녁, 운양(雲養)이 마련한 도소주(屠蘇酒) 마시는 모임에 모인 자가 모두 열 서넛인데, 고사(故事)에 따라 나이 젊은 이가 먼저 술을 마시는 즐거운 자리를 만들고 헤어졌다. 이로 인해 그 일을 34운을 써서 운양 노선생에게 드리고, 아울러 동인들에게 주어 화답을 요청했다.130 疊前韻戱作詩謎앞의 운자를 써서 장난삼아 수수께끼 시를 짓다.131 次塘雲人日之作당운(塘雲)의 ‘인일(人日)’이란 시에 차(次)하다.132 風雨夜坐비바람 치는 날 밤에 앉아133 入年後幾無日不雨人以?病適上元之日暫得晴天塘雲喜而有詩仍續和原?새해 들어 비오지 않은 날이 거의 없을 정도여서 사람이 병이 생길 지경인데, 때마침 음력 정월보름날 잠시 쾌청한 날씨를 보여 당운(塘雲)이 반가움에 시를 지었기에 계속 원운(原韻)을 써서 화답하다.134 連日甚風雨次塘雲所示之作연일 비바람이 몹시 불어댔는데, 당운(塘雲)이 지어서 보인 바에 차(次)하다.135 柳主事永錫?菊史?牧使來留策室設詩筵于雲養?以書招余是夜風雨甚大佳速不敢違故冒?往赴유영석(柳永錫, * 호가 菊史임) 주사(主事)가 목사를 따라서 와서 책실(冊室)에 머무는데, 운양(雲養)의 집에서 시연(詩筵)을 마련하고서 편지로 나를 초대했는데, 이날 밤 비바람이 몹시 심했어도 아름다운 부름을 어기지 못해서 눅눅함을 무릅쓰고 찾아가 만났다.136 花朝日諸?謫客皆來會有小酌以玉壺買春賞雨茅屋分?得賞字六言二首화조일(花朝日, 곧 음력 2월 15일)에 여러 집에 흩어져 살던 적객(謫客)들이 모두 찾아와 모여 조그마한 술자리를 마련했는데, ‘玉壺買春賞雨茅屋(옥호매춘상우모옥)’이란 문장의 각 글자로써 나누어 운자로 삼기로 했기에, ‘賞(상)’자를 얻어 육언시(六言詩)를 짓다.137 菜花나물꽃138 羅記注斗永黃將作炳郁將?湖南出舍於拱北浦土人謂之別島又稱禾北浦候風未發寒食日偕四五伴出東門行十里?別나두영(羅斗永) 기주(記注)와 황병욱(黃炳郁) 장작(將作)이 곧 호남으로 돌아가려고 숙소를 나와서 공북포(拱北浦, * 곧 토박이 사람들은 별도(別島)라 부르는데, 곧 화북포(禾北浦)이다.)에서 적당한 바람 일기를 기다린다는데, 아직 떠나지 않았기에 모두 너더댓 명과 함께 동반하여 동문을 나서서 십리를 가서 송별했다.139 拱北鎭공북진(拱北鎭)140 城樓春眺성루(城樓)에서 봄을 조망(眺望)함141 次隣人種花?이웃사람의 ‘꽃을 심음[種花]’이란 시의 운을 차(次)함142 養花雨次隣塾‘꽃 키우는 비[養花雨]’, 이웃 학당의 시에 차운(次韻)함143 疊前?앞 운에 중첩하여 지음144 次人詠白鷗남이 읊은 ‘백학(白鶴)’이란 시를 차(次)함145 次人郊行作남이 지은 ‘교행(郊行)’이란 시에 차(次)하여146 次?塾韻이웃 학당의 시운(詩韻)을 차(次)하여147 又次塾?다시 또 이웃 학당의 운에 차(次)하여148 又次다시 차(次)함149 又次다시 차(次)함150 病中偶拈柳柳州城?韻병치레 중 우연히 유유주(柳柳州)의 ‘성루(城樓)’ 운(韻)을 뽑다.151 跨牛吹?次隣塾?‘소를 타고서 피리를 불다’, 이웃 학당의 운을 차(次)함152 春日病中獨臥集句七律七頁봄날 병석에 홀로 누워 집구시(集句詩)를 짓다.(* 칠언율시 7수)153 又集句七絶五頁또다시 집구시(集句詩)를 지음(* 칠언절구 5수)154 葵園盆種??花作詩寄示故次以答之규원(葵園)이 철쭉꽃을 화분에 심고서 시를 지은 뒤에 보였기에, 그 시를 차(次)하여 답(答)하다.155 病枕偶拈唐人詩병석의 베갯머리에서 당인(唐人)의 시를 우연히 뽑아 짓다.156 病思병석에서의 생각157 出門문을 나서며158 三?台有南水門疏風之約而以病未赴賦此以寄諸公삼은(三隱) 태(台)가 남수문(南水門)에서 바람을 쐬자는 약조(約條) 있었지만, 병으로 참석 못함을 시로 지어 이것을 여러 공(公)들에게 드리다.159 養泉葵園來誦其南水?所作故依?和之양천(養泉)과 규원(葵園)이 와서 남수각(南水閣)에서 지었던 바의 시를 낭송하기에, 그 운자에 의거해 시를 지어 화답하다.160 東谷李基瑢予入島後最先識往年予淹病久臥同人?詩會以消病情幾無日不相見今年?其有疾?往慰存遽焉訃至甚愴然?詩哭之동곡(桐谷) 이기용(李基瑢)은 내가 이 섬에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알고 지냈던 사람이다. 지난 해 내가 오래 병을 앓아누웠을 때, 병 생각을 해소시키기 위한 시회(詩會)를 열어 거의 날마다 만나지 않은 날이 없었다. 금년에 듣기로 그가 병을 앓았다고 하기에 자주 가서 위로하곤 했는데 별안간 부음 소식을 듣고는 매우 슬프기에 시로써 곡(哭)하노라.161 登北水門북수문(北水門)에 올라서162 睡起잠에서 깨어나서163 春暮書事봄 저무는 날의 일을 적음164 遣意생각을 떨쳐버리고서165 望海바다를 바라보며166 雨後비가 내린 뒤에167 代人別妓다른 사람을 대신하여 기생을 이별함168 三月晦日葵園立論?餞春之會同人各辦一哭期赴于敬信齋各賦一律至莫乃罷삼월 그믐날에, 규원(葵園)이 논의를 꺼내기를, 전춘(餞春)을 위한 모임에서 동인(同人) 각자가 한바탕 소리 내어 시를 읊조리기로 기약하였기에 경신재(敬信齋)로 가서 제각기 율시를 짓고 저물어서야 이내 파했다.169 燕坐拈唐詩편안히 앉아서 당시(唐詩)를 뽑다.170 拈高常侍詩고상시(高常侍)의 시를 뽑고서171 拈孟襄陽詩맹양양(孟襄陽)의 시를 뽑고서172 又拈다시 앞 시인의 시를 뽑아들고서173 拈王右丞詩왕우승(王右丞)의 시를 뽑고서174 夕後次王右丞詩저녁 뒤에 왕우승(王右丞)의 시를 차(次)함175 又拈다시 앞 시인의 시를 뽑아들고서176 四月八日會于拱辰亭次三泉齋板上?사월 초파일에 공신정(拱辰亭)에 모여 삼천재(三泉齋)의 판상(板上) 운을 차(次)하다.177 小雨拈孟襄陽詩약하게 비 내리는 날 맹양양(孟襄陽)의 시를 뽑다.178 四月旬二朝作漢山之行出門口占사월 열이틀 날에 한라산에 가려고 문을 나서며 구점(口占)하다.179 行到十里餘途?少憩가다가 십리 남짓한 거리에 이르러 길가에서 잠시 쉬다.180 將到蟹眼道中少坐곧 해안(蟹眼) 마을에 이르게 될 터인데, 길에서 잠시 앉아 쉼181 憩蟹眼後麓遇邨女問路口占記所見해안(蟹眼)마을 뒤쪽 기슭에서 쉬다가 우연히 시골 아낙을 만나 길을 묻고선 본 바를 구점(口占)하여 적다.182 入蟹眼邨金弁寧國家해안(蟹眼)마을에 이르러 김영국(金寧國) 서리[弁]의 집에 들르다.183 宿蟹眼해안(蟹眼)마을에서 하룻밤을 묵다.184 發向瀛室途中口占영실(瀛室)을 향해 출발했는데, 도중에 구점(口占)하다.185 行?於林中採迷陽及木頭菜以來?鍋烹之?行饌眞絶味也口號一絶동행한 시동(侍?)이 숲속에서 고비고사리와 드릅채를 채취해 와서 노구솥에 걸어 그걸 삶아내니 간식으로서 참으로 맛이 빼어나서 입으로 소리 내어 한 절구를 읊다.186 行午飯於林中가다가 숲 속에서 점심을 먹다.187 山行甚勞戱占長勾自慰산행(山行)이 매우 수고롭기에 장남삼아 긴 구절로 구점(口占)하고, 스스로 위안삼다.188 宿瀛室石?영실의 바위에 의지한 돌집에서 묵다.189 自瀛室至鹿潭二十里而近峰頂多奇巖怪石皆成形物不可具狀洵奇觀也영실(瀛室)에서 백록담까지 이십 리인데, 산봉우리 꼭대기에 가까이 이르고 보니 기암괴석(奇巖怪石)이 많고, 모두 사물의 형상을 띠고 있어서 뭐라 형용키 어려운, 참으로 기이한 장관일지라.190 再宿石室因憶故判官金公緻柏谷金公得臣之考也漢?山所作山行詩次其?다시 석실에서 묵으며 옛 판관 김치(金緻, * 백곡 김득신 공의 부친임) 공(公)께서 산행을 하면서 지었던 <한라산(漢拏山)>이란 시가 떠올려지기에 그 시의 운을 차(次)하여 짓다.191 翌日發行向白鹿潭山路甚高峻十步輒一休途中次金公緻韻다음날 백록담을 향해 출발했는데, 산길이 매우 높고 험준해서 열 걸음 내딛고 돌연 한번 쉬었다. 도중에 김치(金緻) 공이 지은 시의 운을 차해서 짓다.192 ?白鹿潭백록담에서 노닐다.193 白鹿潭東麓下作?行到火田少憩백록담 동쪽 기슭 아래로 내려 돌아갈 길을 만들다가 화전(火田)에 이르러 잠시 쉬다.194 將至州城十餘里許途傍休憩앞으로 주성(州城)에 이르려면 10여리 가량 남았는데 깊 옆에서 쉬며 휴식하다.195 乘月到毛興壇달빛 타서 모흥혈(毛興穴) 앞마당에 이르다.196 歸後追作長勾紀山行五言三十四韻돌아온 뒤에 추가로 장구(長句)를 지어 산행을 기념했는데, 오언(五言) 34운(韻)이라.197 旌義梁訓長之胤晉亨挾?遠至從余求益故余衰病無可以副其求然旣嘉其意而勉應焉隣?高梁二少年?而請業逐日課程故賦此示之정의(旌義)고을 양(梁) 훈장의 자제 진형(晉亨)이 책 봇짐을 끼고서 멀리 나에게로 와 가르침을 구하기에 내가 병으로 쇠약해진 몸이라서 그 요구에 부응하긴 힘들었으나 대개 그 뜻이 가상하다고 여겼기에 억지로 응했다. 그러자 이웃집의 고(高) 양(梁)의 두 소년도 뒤따라 와서 수업받기를 간청하기에 날마다 과정(課程)을 세움으로 이에 이 시를 지어 그들에게 보여주다.198 ?塾生作示之글방 서생들을 위해 지어서 그것을 내보이다.199 又示다시 지어 보여줌200 又示다시 또 지어 보임201 新?示塾生日課‘新?(신연)’이란 제하(題下)의 시를 지어 글방 생도들에게 보이고 일과(日課)로 삼음202 蜘蛛示塾生日課‘거미[蜘蛛]’(* 시를 지어 글방 생도들에게 보이고 일과(日課)로 삼음)203 古木示塾生日課‘고목(古木)’(* 시를 지어 글방 생도들에게 보이고 일과(日課)로 삼음)204 典衣沽酒示塾生日課옷 저당 잡혀 술을 사옴(* 시를 지어 글방 생도들에게 보이고 일과(日課)로 삼음)205 遠浦漁火示塾生日課먼 포구에서 보이는 고깃배 불(* 시를 지어 글방 생도들에게 보이고 일과(日課)로 삼음)206 又示塾生다시 글방 서생들에게 지어 보임207 團扇塾生日課둥근 부채(* 글방 서생들의 일과(日課)임)208 刈麥日課보리 베기(* 일과(日課)임)209 登高日課산에 오름(* 일과(日課)임)210 夕坐日課저녁에 앉아서(* 일과(日課)임)211 夏夜林亭日課여름밤 숲 정자에서(* 일과(日課)임)212 無事日課아무 일 없이(* 일과(日課)임)213 望雨日課비 오기를 기다림(* 일과(日課)임)214 聞鍾日課종소리 들음(* 일과(日課)임)215 簾日課주렴(* 일과(日課)임)216 蚊日課모기(* 일과(日課)임)217 雨餘見月日課비 온 여가에 보이는 달(* 일과(日課)임)218 ?石日課괴이하게 생긴 돌(* 일과(日課)임)219 快雨日課상쾌한 비(* 일과(日課)임)220 喜晴日課갠 날을 반김(* 일과(日課)임)221 鳴蛙日課우는 개구리(* 일과(日課)임)222 ?塾生韻서당 서생의 운자에 응수(應酬)하여223 夕坐課저녁에 앉아서(* 일과(日課)임)224 病暑課더위에 지쳐(* 일과(日課)임)225 示高梁二生課고(高)?양(梁) 두 생도에게 보여줌(* 일과(日課)임)226 雨夜口占課‘비 내리는 밤’의 구점(口占* 일과(日課)임)227 夜坐課밤중에 앉아서(* 일과(日課)임)228 雨晴課비 내리다가 갬(* 일과(日課)임)229 新浴課새로 목욕함(* 일과(日課)임)230 示諸生課여러 생도들에게 지어서 보임(* 일과(日課)임)231 驟雨課소나기(* 일과(日課)임)232 喜晴課갠 날을 반김(* 일과(日課)임)233 示諸生課여러 생도들에게 지어서 보여줌(* 일과(日課)임)234 ?雨빗소리를 들음235 夜坐課밤에 앉아서(* 일과(日課)임)236 與隣生賦이웃 서당의 생도와 더불어 짓다.237 示諸生課여러 생도에게 지어서 보여줌(* 일과(日課)임)238 七夕課칠석날(* 일과(日課)임)239 ?隣齋所示?이웃 재사(齋舍)에서 제시한 운(韻)자에 응수하다.240 示諸生課여러 생도들에게 지어서 보여줌(* 일과(日課)임)241 獨臥無聊疊前?홀로 누웠으니 무료(無聊)하여, 앞의 운자를 따서 또 지음242 客去손님이 가다243 晩晴課늦게 갬(* 일과(日課)임)244 示塾生課지어서 서당 생도들에게 보임(* 일과(日課)임)245 苦雨課괴로운 비(* 일과(日課)임)246 秋晴課가을의 맑은 날(* 일과(日課)임)247 七月望日夜見月課칠월 보름날 밤에 달을 보다.(* 일과(日課)임)248 示諸生課여러 서당 생도들에게 지어서 보임(* 일과(日課)임)249 ?隣生이웃 서당의 생도들 시에 응수함250 雲養台畜一姬今年六月擧一男亦奇事也葵園洗馬以詩賀焉雲台次其韻要余和之將成帖以志喜同人皆有作故敬次운양(雲養) 나리께서 한 여자를 얻어 사내애를 낳았으니 역시 기이한 일이라. 규원(葵園) 세마(洗馬)가 시로써 축하를 하자 운양(雲養) 나리가 그 운(韻)에 차(次)하였고, 나에게 그것에 화답할 것을 요청하면서 장차 성첩(成帖)하여 기쁨을 기록하려 한다 하니 동인(同人)들 모두 시를 짓기로 했기에 이에 경차(敬次)하노라.251 次隣生이웃 서당 생도들의 시에 차(次)함252 登南城남문(南門) 성에 오름253 睡餘낮잠 자고 난 뒤254 秋夜小雨가을밤의 작은 비255 雨意課비 올 기미(* 일과(日課)임)256 夜坐課밤에 앉아서(* 일과(日課)임)257 晩晴課늦게 갬(* 일과(?